
미국은 합성마약 펜타닐의 주요 공급원으로 중국을 지목하지만, 중국은 중상모략이라고 부인해 왔다. 2019년 5월 펜타닐 25종과 전구체(합성 전 단계의 화학물질) 2종에 대한 법적 통제 절차를 확립하고 단속하는 등 펜타닐과 전구체의 생산·유통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는 게 그 근거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이 규제하는 전구체의 종류가 너무 적고 국내 생산·유통만 엄격히 규제할 뿐 수출은 방임한다며 허울뿐인 규제라고 비판한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펜타닐은 중국이 수출한 값싼 전구체를 멕시코에서 합성한 뒤 몰래 반입하는 경로를 밟기 때문이다. 미국 하원 특별위원회는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펜타닐 전구체 수출업체에도 부가가치세 환급 등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다소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에서 펜타닐이 주요 의제로 오른 이후다. 중국은 올 상반기 펜타닐 전구체 단속 캠페인을 벌여 디지털 판매 플랫폼 14개와 온라인 스토어 1000개 이상을 폐쇄했다. 9월에는 펜타닐 원료인 7종의 화학물질에 대한 통제에 들어갔다.
미국에선 중국이 여전히 펜타닐 규제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한다. 펜타닐 합성의 원료가 되는 전구체는 이미 수백 종으로 늘었는데 일부만 규제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이들 물질을 모두 통제·관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중국이 대미 협상 카드 중 하나였던 펜타닐 문제를 관세 인상 협박만으로 순순히 양보할지는 미지수다. 어느 정도 충돌을 감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과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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