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낙월해상풍력 사업 국내 사업자의 지분 권한을 100% 확보(국민일보 11월 22일자 8면 참조)한 태국 비그림파워코리아의 페라다크 파타나찬 대표이사가 정부로부터 사업 취소 처분을 받은 새만금해상풍력 사업의 핵심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산업통상자원부에 파타나찬이 대표로 있는 회사를 부적격 사업자로 통보했지만, 정부는 약 3조원에 달하는 낙월 사업 정부 간접 보조금 입찰 심사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방문규 당시 산업부 장관은 파타나찬 대표가 참석한 행사에서 한국 투자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또 낙월해상풍력 공사에 중국산 기자재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태국의 영세기업이 ‘통행세’ 성격의 100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2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새만금해상풍력 사업 허가에 대한 취소 검토 통보를 산업부에 전달했다. 해당 업체는 더지오디였는데 파타나찬 대표는 이 회사의 공동대표였다. 감사원은 “발전사업 허가 및 사업 양수인가 과정에서 주주명부 및 재원조달계획의 투자의향액을 허위로 작성, 제출하는 등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인허가를 받은 경우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산업부 장관에 권고했다.
감사원 통보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정부는 해상풍력 고정가격 입찰에서 20년 동안 정부의 간접 보조금 약 3조원을 받을 사업자로 명운산업개발을 선정했다. 심사 당시 파타나찬이 단독대표로 있는 조도풍력발전은 명운산업개발 낙월해상풍력 관련 지분 100%를 이미 질권 설정해 놓은 상태였다. 파타나찬이 공동대표로 있는 비그림파워코리아는 명운산업개발과 낙월해상풍력 사업을 공동 추진 중이다.

감사원 통보 이후 8차례의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 7월 9일 산업부가 새만금해상풍력 사업의 취소 결정을 내리기까지 7개월 이상의 시차가 발생했다. 산업부가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하고, 파타나찬 대표가 낙월해상풍력 관련 지분 100%를 이미 질권 설정해 놓은 사실을 알았다면 보조금 심사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전기사업법상 “전기사업의 허가가 취소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전기사업의 허가를 받을 수 없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히려 파타나찬 대표를 해외투자 파트너로 치켜세웠다. 지난해 11월 산업부가 개최한 ‘인베스트 코리아 서밋 2023’에서 파타나찬 대표와 태국 비그림파워는 외국인 투자자 자격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산업부는 “비그림파워는 풍력발전기 터빈 등 핵심부품 제조공장을 신설해 국내 풍력산업 공급망 확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지오디의 법률대리인이었던 법무법인 지평은 해당 행사와 투자 관련 언론 보도를 새만금해상풍력 사업허가 취소를 막을 주요 논거로 활용했다. 지평은 “사업허가가 취소된다면 비그림파워는 더지오디에 투자한 자금 상당액이 무용하게 되는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법제도와 시스템을 신뢰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한 선의의 외국인 투자자에게 엄청난 손실을 입히게 된다”고 산업부에 밝혔다.

낙월 사업에 기자재를 납품하는 과정에서는 자본금 100만 바트(약 4000만원) 규모에 불과한 태국 기업 EMS가 실질적인 역할 없이 1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낙월 사업의 한국 설계·조달·시공(EPC) 회사 호반블루에너지는 내년 3월 낙월 사업에 사용할 중국산 해저케이블과 트랜지션피스(TP 발전기 상부와 하부를 연결하는 접속형 구조물)를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다. 그런데 호반블루에너지는 해당 기자재를 생산하는 형통광전(중국), 히바람(중국)과 직접 계약을 맺지 않았다. EMS가 이들 중국 기업과 낙월용 기자재 조달 계약을 먼저 맺었고 호반블루에너지는 EMS와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국민일보는 명운산업개발, 호반블루에너지, 비그림파워코리아 등 관련 업체들에 EMS가 중국산 기자재 조달 거래에 개입된 이유 등을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전성필 황민혁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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