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자 마치 로또라도 당첨된 양 들뜬 모습이다. 야당 대표한테 생긴 악재에서 반사이익이라도 챙기겠다는 태세다. 국민의힘은 18일 ‘이 대표 재판 모니터링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1심에서 징역형이 나왔으니 2심과 3심은 물론, 다른 3건의 재판도 신속히 선고가 이뤄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의원단 단체대화방에선 이 대표 주변인들의 사망과 관련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여당은 또 이 대표 유죄 확정 시 선거 보전비용 434억원을 반납해야 하는데, 이를 떼먹지 못하도록 차후 민주당 몫 정당보조금에서 이를 제하게끔 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도 제출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도 이 대표와 민주당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장이었다. 특히 판사 출신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비오는 날 거리로 나갔지만 국민은 이 대표의 떨리는 목소리와 흔들리는 눈동자만 목격했다”면서 “25일에 있을 (위증교사 사건) 선고는 12자면 충분하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라고 말했다. 말이 끝나자 좌중에 웃음보가 터졌다고 한다. 야당엔 사법부를 압박하지 말라더니 정작 여당은 법정구속을 시키라고 선고까지 주문한 셈이다.
야당이 곤혹스러워하는 상황을 즐기고 민생 현안도 아닌 일에 당력을 쏟는 건 집권당답지 못한 태도다. 여당이 조롱하지 않아도 야당 상황은 국민들도 다 보고 있고 판단하는 바도 있다. 여권을 둘러싼 논란과 해결할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그럴 여유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 관련 의혹은 계속 논란이 되고 있고, 여권의 국정 쇄신과 인적 쇄신도 아직 이뤄진 게 없다. 국회에선 거대야당을 상대로 힘겨운 예산심사를 벌여야 하고, 연금·의료 등 개혁 과제 추진이나 민생 입법도 지지부진하다. 하나같이 민주당을 설득해야 풀릴 사안인데 그렇게 대놓고 조롱해서야 야당이 움직이겠는가. 여당은 남의 허물로 점수를 따려는 ‘소인 정치’에서 속히 벗어나 스스로의 쇄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야당과도 협치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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