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차기 행정부는 중국에 고율 관세와 각종 제재를 부과하며 최대한의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견제에 집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은 서둘러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과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기존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지출 확대 요구는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차기 행정부 국무장관으로 낙점된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 미국의 적성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을 ‘중공(Communist China)’이라고 지칭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적”이라고 규정했다.
루비오 의원은 미국 내 공자학원 설립과 모회사가 중국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미국 안보에 위해를 끼친다며 의회에서 반대 여론을 주도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된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 역시 대중국 강경파로 통한다. 그는 올해 초 출간한 저서에서 미·중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대만 재무장과 태평양 지역 동맹국의 안보 불안 해소, 해군력과 공군력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왈츠 의원은 2019년 미 육군 특전부대 ‘그린베레’ 출신으로는 처음 연방 의회에 진출해 관심을 모았다. 전직 그린베레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은 전례도 지금까지 없다.
루비오 의원과 왈츠 의원 모두 전통적인 동맹을 중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에 찬성하는 등 일부 현안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한때 이견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발언을 보면 두 사람 모두 트럼프 당선인의 생각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입장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 편을 드는 건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협상을 통해 종식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왈츠 역시 지난달 행사에서 “태평양에 시급히 투입해야 할 시간과 자금, 자원을 빼돌릴 만큼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이익이 되느냐”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루비오와 왈츠는 오랜 기간 매파로서 명성을 떨쳐 왔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은 외교정책에 대한 견해를 트럼프와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북한과 관련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다. 루비오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치광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왈츠 의원은 2019년 2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에 양보하기 전에 우선 북한 핵 개발 프로그램의 전모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의원은 2009년 1월, 왈츠 의원은 지난해 4월 한국의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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