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의힘이 수습 안 되면 포기하고, 더불어민주당과 협상을 해서라도 나라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건의를 했다”고 12일 밝혔다. 동시에 “용병이 들어와 당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며 한동훈 대표를 직격했다.
홍 시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포럼에서 “요즘 하는 것을 보니까 저래 가지고는 내년 초면 식물정부가 되겠다 싶어 한 달 전 대통령에게 얘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포럼에는 좌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 의원과 이철규·김정재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참석했다.
기조 강연자로 나선 홍 시장은 “(윤 대통령에게) 정부 싹 바꿔라. 대통령실에도 쓸 데 있는 사람 별로 없더라. 전부 바꿔서 예산 국회 끝나고 새해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서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여당이) 지금 하는 행동을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야로 가고 있다. 중구난방식으로 당이 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홍 시장은 “정부가 잘못한 것은 정부와 교섭해서 고치게 해야지 언론에 툭 던져놓고 무책임하게 갈등만 부추겨서는 되는 것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발언은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윤·한 갈등이 수면 위로 재부상했던 일련의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됐다.
홍 시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연정을 제안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108석을 가진 여당이 아무것도 안 하고 갈등만 일으키면 그 당하고 (대통령이)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며 “그렇게 할 바에야 민주당하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용병으로 들어와 정권교체 해줬으니 우리가 고마워해야 하지만, 나머지는 당에 분란만 일으킨다. 용병이 들어와 당을 계속 망치고 있다”며 거듭 한 대표를 깎아내렸다.
한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윤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다수 게재된 것에 대한 진상규명 목소리도 제기됐다. 홍 시장은 “모용(이름·자격을 허위로 기재)이라면 모용자를 색출해 처벌하고, 사실이라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집권여당”이라며 당 차원의 수사 의뢰를 촉구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상식적으로 특이한 이름의 온 가족이 동명이인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 대표의 온 가족 드루킹 의혹”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정우진 이강민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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