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출연기관인 글로벌광주방송(GGN)이 ‘제2의 김어준’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인에서 방송인으로 변신을 꾀한 김광진 전 광주문화경제부시장에게 고액의 출연료를 지급하는 게 타당한가에 대한 갑론을박이다.
31일 GGN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총선 출마를 위해 퇴임한 김 전 부시장이 7월부터 ‘김광진의 오마이 광주’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옛 광주영어방송 체계에서 사명 변경과 함께 의욕적으로 신설·개편한 GGN의 대표 시사프로그램이다. 문제는 김 전 부시장에게 지급하는 출연료가 적절한 지에 대한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다는 점이다. GGN 자체 출연료 규정에는 ‘인기도와 전문성’을 감안해 10분당 최고 4만원을 지급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김 전 부시장의 출연료는 10분 당 5만원이다. 방송시간이 60분이라 하루 출연료는 30만원, 24회를 기준한 월 출연료는 720만원으로 지역 라디오 최고 수준이다. GGN은 사장 재량에 따라 별도 제작비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이례적인 ‘특급’ 출연료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국회 입성 좌절 이후 ‘방송인’으로 거듭난 김 전 부시장 출연료가 공개되자 지역 방송계에서는 TBS(교통방송) 본사가 제작비 지급 규정을 고쳐 하루 200만원 안팎의 고액 출연료를 지급한 김어준 방송인과 김 전 부시장 사례가 겹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정이 열악한 GGN 상황을 감안할 때 과도한 ‘전관예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역 라디오 20년 경력 이상의 베타랑 진행자의 출연료는 한 달 300만원에 못 미친다. 반면 “지명도가 높고 방송역량이 뛰어나다면 충분한 출연료를 주는 게 당연하다”는 긍정론도 만만치 않다. 방송 청취율 제고에 도움이 된다면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논리다.
2008년 국제화 시대에 대비해 광주시 출연기관으로 문을 연 GGN은 해마다 20억원 가까운 예산을 지원받아 제작비와 인건비 일부를 충당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22억여 원이지만 18억여원이 시 지원금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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