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장 왜곡의 한 원인으로 지목받아온 실손보험 체계의 구체적 개선안이 올해 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사진) 대통령은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향해 “실손보험 개선안을 연내에 마련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4대 개혁 추진이 곧 민생”이라며 연금·노동·교육개혁 분야에서의 구체적 성과를 독려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를 열고 “대한민국 국민이 어디에 살든 질 높은 의료 혜택을 받고, 노후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4대 개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연말까지) 남은 두 달, 정부는 무엇보다 4대 개혁 추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각 개혁 분야의 구체적 과제를 언급했다.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다시 한번 국무위원들에게 개혁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의료개혁”이라며 중환자 중심으로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그리고 실손보험 체계 개선을 찍어 언급했다. 실손보험은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켰지만, 비필수의료 분야에의 과다 보상을 고착화한 주범으로도 거론된다. 정부는 항목별 권장가격 제시, 비중증 혼합진료 제한 등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 왔다.
교육개혁 분야에서는 ‘유보통합’(유치원과 보육시설인 어린이집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과 관련한 개혁 추진 속도를 높여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 윤 대통령은 “내년부터 확 달라진 교육환경을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유보통합은 충실한 의견수렴을 통해 연말까지 교원 자격 등 통합기준을 확정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에 대해 “일자리는 제1의 민생”이라며 “노동제도를 유연화해서 근로자와 기업이 다양한 근로 시간과 근무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연금개혁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 구조를 마련하고, 공론화와 의견수렴 등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 가시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 말미에 “오늘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년이 되는 날”이라며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슬픔을 안고 살아가시는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일상을 지키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희생자들에 대한 진정한 애도”라고 덧붙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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