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오르면서 내년 자동차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상기후로 폭염·폭우가 늘어난 데다 자동차 수리비까지 비싸진 영향이다.
28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4개 대형 손보사의 평균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86.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82.0%보다 4.6%포인트 올랐다. 지난 8월 84.1%였던 것과 비교해도 한 달 만에 2.4%포인트 급등했다.
통상적으로 자동차 보험은 손해율 80~82% 이상부터 적자가 난다고 보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는은 수치다. 손해보험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이버마케팅(CM)을 통한 보험 가입이 늘면서 대형 보험사의 영업 비용이 다소 줄어든 경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 보험사가 지난달 적자 구간에 진입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줄었던 차량 이동량이 회복돼 차량 사고가 증가하고, 폭염·폭우 피해까지 늘면서 지난해보다 손해율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수리비가 비싸진 것 역시 손해율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06~2023년 대물배상과 자기차량손해의 사고당 손해액의 연평균 상승률은 각각 5.4%, 4.7%로 나타났다. 이 기간 연평균 물가상승률 2.3%를 훨씬 웃돈다. 외제차 비중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보험연구원은 “고급·대형 차량이 늘어나면서 차량 가격과 함께 부품 가격도 상향됐다”고 분석했다.
높아진 손해율에 내년엔 금융 당국도 보험료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험업계는 관측한다. 손보사들은 당국의 상생 금융 기조에 맞춰 2022년부터 보험료를 연이어 낮춰왔다. 올해 대형 보험사의 경우 보험료(개인용 기준)는 평균 2.6%, 중소형사·비대면사는 1.3% 인하됐다.
업계는 최근 금융 당국이 보험 비교 플랫폼 제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보험료 인하 압박 명분도 적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보험 비교 플랫폼에서 보험을 판매하면 보험사가 플랫폼에 수수료를 납부해야하는데, 이것이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은 겨울이 되면 폭설·결빙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더욱 높아지게 돼 있다”며 “현재 추세로 볼 때 내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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