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방공망이라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또다시 드론 공격에 약점을 드러냈다. 19일(현지시간)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쏜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 주택이 공격을 받아 이스라엘이 발칵 뒤집혔다. 공격 당시 네타냐후 부부는 이 집에 없었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인근 건물이 파괴됐다. 네타냐후 암살을 시도한 드론 3대가 이스라엘의 해안 도시 카이사레아 상공으로 날아들었지만 공습경보는 울리지 않았고, 아이언돔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드론 2대를 격추시켰으나 1대는 놓쳤다. 엿새 전 또 다른 드론 공격으로 이스라엘 병사 4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쳤을 때도 아이언돔은 침묵했다. 지난 4월과 이달 초 이란이 각각 쏘아 올린 수백 발의 미사일을 대부분 격추시켜 인명피해를 최소화했던 것과는 딴판이었다.
2011년 실전 배치된 아이언돔은 70㎞ 이내 거리에서 로켓포탄과 박격포탄을 요격하는 데는 높은 성공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몸집이 작고 비행과정에서 발산하는 열이 적은 드론의 움직임을 잡아내는 데는 매우 취약하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대규모 기습공격 때도 아이언돔은 존재감이 없었다. 헤즈볼라가 보유한 드론 중 ‘미르사드-1’ 모델은 폭발물을 40㎏까지 적재하고 최대 시속 370㎞의 속도로 120㎞의 거리까지 날아갈 수 있다. 헤즈볼라는 이런 드론을 2000여기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드론에 약한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군은 2022년 12월 드론 5대가 영공을 침범하는 것을 보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드론의 남하를 포착했지만 한 대도 격추시키지 못했다. 공군은 F-15K까지 출격시켰으나 허사였다. 유유히 사라진 북한 드론 중 1대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상공을 지나기도 했다. 최근 평양에 나타난 드론이 한국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북한이 조만간 드론으로 반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드론에 취약한 방공망 걱정은 남의 일이 아니다.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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