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이어가며 활동적인 삶을 사는 ‘액티브 시니어’가 늘면서 노인 소득 수준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신(新)노년층으로 불리는 이들 4명 중 1명은 자산을 상속하기보다 ‘나와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16일 발표한 ‘2023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 가구 연간 소득은 3469만원으로 직전 조사인 2020년 3027만원보다 14.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자산 규모는 3213만원에서 4912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부동산 자산 규모 역시 2억6183만원에서 3억1817만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자산 보유율은 96.6%에서 97.0%로 올랐다. 조사를 시작한 2008년 부동산 보유율은 81.0%였다. 복지부는 3년 주기로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를 발표한다. 이번에는 노인 1만78명을 방문·면접 조사했다.

일하는 노인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7년 30.9%였는데 2020년 36.9%로 증가한 데 이어 2023년에는 39.0%로 늘었다. 기대수명이 상승하며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노인 인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은 평균 71.6세로, 2020년(70.5세) 대비 1.1세 늘었다.
자산 상속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졌다. 응답자의 51.4%는 ‘모든 자녀에게 골고루 상속하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자신 및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응답이 24.2%로 첫 조사 때인 2008년 9.2% 대비 15.0% 포인트 증가했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자신을 위해 쓰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장남에게 많이 상속하겠다’는 비중은 21.3%에서 6.5%로 대폭 줄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는 지금까지 ‘끼인 세대’로서 부모를 부양했지만 노령층에 진입하면서 자녀에게 부양을 기대하기보다 자산을 본인의 노후에 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독거노인 가구 비율도 급증했다. 2020년 19.8%였던 노인 1인 가구 비중은 2023년 32.8%로 13.0% 포인트 증가했다. 강은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이혼·별거 등으로 1인 가구가 된 채 노년층에 진입하는 인구가 늘었고, 자녀가 부양하지 않아도 (의료·돌봄 등) 재가 서비스가 확충돼 문제없이 홀로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1인 가구의 경우 ‘건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4.2%로 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가구(48.6%)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국장은 “경제 상태와 인식 및 가치관, 건강 상태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된 노인의 모습을 확인했다”며 “베이비붐 세대가 노령층에 진입하면서 욕구도 달라진 만큼 대책을 꼼꼼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