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출범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내각 지지율이 50% 안팎으로 나타났다. 역대 정권 출범 직후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비자금 스캔들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체로 50%를 넘긴 내각 지지율에 안도하면서도 오는 27일 중의원 선거에서 ‘허니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총리 취임 당일인 1일부터 이틀간 18세 이상 유권자 1095명(유효 응답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51%로 나타났다고 3일 보도했다. 직전(지난달 13~15일) 조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내각 지지율은 25%에 불과했다. 전임 내각에서 극히 부진하던 지지율을 이시바 총리가 2주 만에 두 배로 끌어 올린 셈이다.
하지만 과거 정권 출범 초기와 비교하면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은 저조하다. 요미우리는 “2009년 이후 15년간 출범 직후 내각 지지율로는 최저”라고 지적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2009년 9월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 출범 당시 지지율은 75%, 2020년 9월 스가 요시히데 내각은 74%였다. 코로나19 부실 대응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반발이 거셌던 2021년 10월 기시다 내각의 출범 당시 지지율도 56%로, 이시바 내각보다 5% 포인트 높았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대체로 비슷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51%, 교도통신 조사에서 50.7%, 아사히신문 조사에서는 절반을 밑도는 46%였다.
요미우리는 “정부와 여당이 50%를 넘긴 지지율에 일단 안도하고 있다”면서도 “과거 정권 출범 초기와 비교하면 지지율이 낮아 중의원 선거에서 순풍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자민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자금 스캔들 연루 의원을 공천하거나 각료들이 실언하면 (이시바 내각은) 비판 여론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시바 총리는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을 주창해 왔으나 새 내각은 일단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은 전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대해 “미래의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즉시 상호 간에 방위 의무를 지우는 듯한 기구를 아시아에 설립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또 중국을 염두에 두고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 어떤 나라도 배제하지 않는 안전보장 협력 관계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기고에서 “아시아판 나토를 창설해 중국·러시아·북한의 핵 연합에 대한 억제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평화 헌법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사히는 “이시바 내각이 아시아판 나토 계획에서 현실 노선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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