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웃으면 온 세상이 함께 웃으니까요.”
고담시를 충격에 빠트리고 아캄 교도소에 수감된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은 자신의 앞에 운명처럼 나타난 할리 퀸(레이디 가가)에게 빠져든다. 할리 퀸은 아서를 향해 “(당신으로 인해) 생애 처음 혼자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고백한다. 할리 퀸에게서 사랑과 용기를 얻은 아서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며 세상을 향해 폭주한다.
올 하반기 극장가 기대작 ‘조커: 폴리 아 되’가 다음 달 1일 베일을 벗는다. 2019년 개봉한 ‘조커’의 속편이다. 아서가 조커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전편은 호아킨 피닉스의 충격적인 연기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제목 ‘폴리 아 되’(밀접한 관계의 두 사람에게 일어나는 정신병)가 보여주듯 이번 영화의 핵심은 아서와 할리 퀸의 광기 어린 앙상블이다. 호아킨 피닉스는 불안과 우울, 절망의 지배를 받다가 할리 퀸으로 인해 사랑의 기쁨을 느끼고 미래를 꿈꾸게 되는 아서 플렉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 낸다.
26일 국내 언론과 가진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호아킨 피닉스는 “전편부터 시작해서 이 영화를 만들 때 한 번도 지루한 적이 없었다.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면 토드 필립스 감독에게 전화해 ‘내일 신은 어떻게 찍을까’ 물으며 의견을 나눴고, 이 영화가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며 “조커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풀어나갈 이야기가 여전히 많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전편에서 조커의 모습을 통해 드러난 춤과 노래라는 요소를 크게 확장했다. 아서와 할리 퀸은 음악을 통해 만나고, 노래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전한다.
‘조커’로 여성 음악 감독 최초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음악 감독 힐두르 구드나도티르가 다시 한번 영화의 음악을 책임진다. 중간중간 뮤지컬의 형식을 취하는 이번 영화에서 노래와 춤을 직접 소화해냈다.
호아킨 피닉스는 “두 달 가까이 하루에 두 시간씩 안무 연습을 했다. 의지는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답답하고 힘들기도 했다”면서도 “때때로 성취감을 느꼈고 즐거운 순간들도 있었다. 탭댄스를 추는 장면에서는 옆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며 피아노 치고 노래하는 레이디 가가의 기운을 받아 열정을 쏟아냈다”고 돌이켰다.
노래에 대해서는 “프랭크 시내트라 등의 곡을 부르기로 결정했는데 아서라면 매끄럽고 자신있게 노래하기보다 급하고 어딘가 고장난 듯이 하는 게 맞을 것 같았다”며 “아서의 진정한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선 순간의 감정을 전달하는 게 중요했고, 그렇게 하려면 라이브로 녹음하는 것이 좋겠다는 레이디 가가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레이디 가가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모두가 자유로운 방식으로 사랑의 위대함을 표현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영화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영화의 도입부는 1930년 방영된 애니메이션 ‘루니 툰’의 속 장면으로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전편의 내용을 요약해 전달하며 이번 작품을 관통하는 특별한 복선을 담아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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