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한양대 딥페이크’ 사건의 가해자가 범행 당시 처벌법이 없었다는 이유로 일부 무죄를 확정받자 법원에 형사보상금을 청구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모씨는 지난달 12일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권순형)에 형사보상금을 청구했다. 형사보상법상 무죄가 확정된 피고인은 구금일수에 따른 손해, 변호사 비용, 교통비 등을 국가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다.
이씨는 2017년 4~11월 같은 학과 친구와 동아리 선후배 등 여성 지인들의 얼굴을 다른 나체사진에 합성해 달라고 17차례 의뢰해 제작한 혐의(음화제조교사)로 2019년 1월 기소됐다. 당시는 딥페이크 성착취 범행을 처벌할 수 있는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도입되기 전이었다. 당시 이씨가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습득한 사람이 합성사진을 확인해 범행이 발각됐고, 피해자들이 SNS를 통해 사건을 공론화했다.
이씨는 사진 합성을 의뢰하며 피해자에 대한 성적 비하 발언을 한 혐의(명예훼손), 지하철·강의실 등에서 여성들을 6차례 불법 촬영한 혐의도 받았다. 한양대는 2018년 3월 이씨를 퇴학시켰고, 이씨는 군에 입대했다.
1·2심을 맡은 군사법원은 이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음화제조교사 혐의 등은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했다. 해당 조항은 문서·도화·필름 등 ‘음란 물건’ 제조 행위를 금지하는데, 이씨가 보관한 합성사진 같은 컴퓨터 파일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결국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김재호)는 지난 3월 명예훼손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불법촬영 혐의는 휴대전화 압수 과정의 절차적 잘못을 이유로 무죄가 확정됐다. 일부 무죄 판결에 따라 이씨가 받을 형사보상금은 수백만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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