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수립일(9·9절)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가고 있다며 핵무력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연내에 핵미사일을 포함한 중대 무기 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전날 9·9절을 맞아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정 간부들을 향한 연설을 통해 “우리는 지금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데에 대한 핵무력 건설 정책을 드팀 없이(흔들림 없이) 관철해나가고 있다”며 “우리 국가는 책임적인 핵보유국”이라고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강력한 힘이 진정한 평화이고 우리 국가 발전의 절대적인 담보”라며 “항시 엄중한 핵 위협을 받는 우리가 자기를 지키기 위해 가진 핵무기는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을 보유한 적수 국가들이 강요하는 그 어떤 위협적 행동에도 철저히 대응할 수 있는 핵 역량을 부단히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9·9절 중앙보고대회나 경축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로 연설을 진행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9·9절 연설은 처음이며 수해 등으로 내부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도 강령적인 연설 발표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해로 인해 악화된) 민심 수습과 함께 연말 성과 달성에 대한 압박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김 위원장이 핵무력 건설 정책을 강조한 만큼 연말까지 북한이 핵미사일 등에 대한 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0여일 남은 올해 안에 군사정찰위성, 고체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중거리 미사일, 잠수함 관련 수중무기 등의 발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핵 역량 강조 외에도 ‘지방발전 20×10 정책’ 등 경제 성과를 강조했다. 지난 7월 말 발생한 수해 복구와 관련해서는 “승리적으로 종결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국방력 강화를 통한 체제 유지와 주민생활 향상을 통한 민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 일본 국방 당국은 이날 서울에서 제15차 한·미·일 안보회의(DTT)를 열고 가까운 시일 내에 지난 6월 최초로 시행한 다영역 삼자 훈련인 ‘프리덤 에지’의 2차 훈련을 시행하기로 동의했다. 또 최근 북한의 핵무기 투발 수단 다양화 등을 규탄하면서 한반도 및 역내 안보 불안정을 일으키는 북한의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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