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바라던 패럴림픽 금메달을 딴 박진호(47·강릉시청)는 다시 한 번 사대에 섰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방아쇠를 당겨 한 발씩 격발했다. 이번엔 상상조차 못했던 2관왕 타이틀을 얻었다. 그는 “정신이 없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박진호가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선수단의 대회 첫 2관왕에 올랐다.
박진호는 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사격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스포츠 등급 SH1) 결선에서 454.6점(슬사 150.0점, 복사 154.4점, 입사 150.2점)을 쏴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달 31일 사격 R1 남자 10ｍ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에 이어 또 한 번 시상대 최상단에 올랐다.
박진호는 “내 이름이 호명되는 걸 듣고 나니까 ‘정말 2관왕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첫 금메달이 나왔을 때 리셋하려고 노력했다. 들떠 있었다면 오늘 이런 결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50m 소총 3자세는 무릎쏴(슬사), 엎드려쏴(복사), 서서쏴(입사) 순으로 사격해 우승자를 가린다. 박진호는 8명이 오른 결선 슬사에서 6위에 올랐으나, 복사에서 합계 3위로 올라섰다. 입사에서 차근차근 순위를 올리더니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초반에는 너무 힘을 빼지 않고 차분하게 순위를 유지하다가 가장 자신 있는 입사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
그의 도전은 아직 끝이 아니다. 5일 오후 사격 R6 혼성 50m 소총 복사 SH1등급에서 대회 3관왕을 노린다. 박진호는 “패럴림픽에 한이 많이 남아 있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며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마지막 경기를 치르겠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샤토루=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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