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공격 움직임을 포착하고 레바논을 대규모로 공습했다. 헤즈볼라도 즉각 수백발의 로켓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공격에 나섰다. 지난달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암살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이 여전한 가운데 이란의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중동 지역의 안보 위기가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5일(현지시간) 오전 100여대의 전투기를 띄워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 로켓발사대 수천개를 동시에 선제 공습했다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방어 조치의 일환으로 헤즈볼라의 테러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의 발표 직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향해 320발 이상의 로켓을 발사했다. 헤즈볼라는 이 공격으로 군사목표물 11곳을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또 드론이 이스라엘 내부로 쉽게 침투할 수 있도록 군사시설, 막사, 아이언돔 플랫폼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이 암살당한 슈크르에 대한 복수라며 “첫 번째 단계는 완전한 성공으로 끝났다”고 자평했다. 레바논 보건 당국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으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었다”면서도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48시간 동안 전국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긴급 안보내각 회의를 소집하고 “조국을 보호하고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숀 세이벳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레바논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위권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의 보복 1단계 완료 선언 이후 군사적 충돌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분위기다. 이스라엘군은 오후 1시쯤 레바논 국경과 골란고원 일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알자지라방송은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상황이 즉시 억제됐다는 점”이라며 “이는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도록 양측이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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