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21장 1~14절은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자신을 친히 나타내신 계시의 내용입니다. 제자들이 아무리 주님과 함께 먹고 마시며 생활했어도 부활을 알아차리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이 먼저 제자들을 찾아오셔서 당신을 보여 주시고 깨닫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땅으로 오신 성육신 사건도 그렇고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을 찾아오신 사건도 그렇고, 모두가 인간의 인식 틀을 넘어선 계시이고 은총입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이 자기들을 찾아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깨닫지 못했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허무하게 죽었다는 생각에 절망해 예전 생업으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베드로를 위시한 제자들이 다시 물고기 잡는 일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때 주님께서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라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은 그 말씀을 듣고 그물을 오른편으로 던졌습니다. 엄청난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그물이 찢어질 정도였습니다. 베드로는 주님임을 알고 놀라서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스승이 부활했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 오히려 주님이 먼저 오셔서 구체적인 생업 속에 사건을 일으켜 부활을 알려주신 계시의 사건입니다. 다른 제자들은 주님께서 숯불로 생선을 굽고 떡을 마련해 함께 나누었을 때 알아차렸습니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자신을 드러내시고 알려주시고 깨닫게 하시면서 부활의 자리로 제자들을 다시 초대하셨습니다.
처음 제자들을 부르실 때의 주님, 그리고 부활하셔서 다시 제자들을 부르신 주님을 만납니다. 제자들은 이렇게 부활의 주님께로 스며들어 갑니다. 십자가에 달릴 때도 주의 부활을 믿지 못하고 도망쳤던 제자들입니다. 물론 그것을 믿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이 먼저 다가오셔서 실제를 경험하게 하십니다. 제자들의 변화는 그 전부터 시작되었지만 부활의 주님을 다시 만나면서 더 굳건해졌습니다. 이제 초월의 세계, 주님의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경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도행전 13장 26~35절은 사도 바울이 비시디아 안디옥 회당에서, 예수님이 억울하게 죽었고 그 예수님을 하나님께서 다시 살리셨음을 증언하면서 이를 기쁜 소식이라고 말합니다. 많은 유대인과 유대교로 개종한 이방인들이 바울의 말에 관심을 보이자 반대하는 유대인들이 바울을 반박하며 그들을 모독하고 그 지방에서 쫓아냅니다. 바울과 바나바는 발의 먼지를 털어버리고 이고니온으로 갔습니다. 제자들은 기쁨과 성령으로 가득 차 있었으며 이고니온에서도 유대인 회당에서 담대히 설교했습니다.
우리는 ‘끝을 본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의 선언입니다. 예수님은 그의 일, 삶의 끝을 보셨습니다. 죽기까지 하나님께 순종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그를 다시 살리시어 새로운 경계에 서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그들에게 끝까지 가라고 하십니다.
주님은 우리의 한계를 경계로 바꾸십니다. 바울은 계속해서 회당에서 복음을 전합니다. 그곳에서 핍박을 받으면서 설교합니다. 회당이 바울에게 한계였을까요. 오히려 바울은 회당을 경계라고 보았습니다. 우리는 한계에 갇혀 나아가지 못합니다. 믿음이 있다면 한계는 단순한 경계의 문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끝까지 따른다면 성령은 우리를 다시 살게 하실 것입니다.
이서휴 목사(진위교회)
◇진위교회는 경기도 평택 진위면에 있는 교회이며, 한국기독교장로회에 소속된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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