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는 전국 17개 광역 시·도의회 중 유일하게 아직도 원 구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2000억원에 달하는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집행은커녕 심사도 이뤄지지 않아 주요 행정 업무가 줄줄이 올스톱된 상태다.
당장 다음 달부터 시행하려 했던 어린이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와 추석 기간 진행되는 전통시장 내 울산페이 추가 환급 사업 등이 시작도 못하고 좌초될 가능성이 커졌다. 울산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추경이 확보돼야 하고, 법적 근거인 조례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아직 시의회가 개회하지 못하면서 사업 시행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달 1일로 전국 시·도의회는 후반기를 맞았다. 그런데 곳곳에서 파행을 겪으며 원 구성조차 못해 복지관·요양원 설립, 주차장 확대 등 복지사업이 줄줄이 불투명해진 곳이 적지 않다.
국민일보가 5일 전국 지방의회 243곳의 현황을 살펴본 결과 13곳이 하반기 원 구성을 마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광역 의회 중에선 울산시의회가 공전 중이다. 시·군·구의회의 경우 서울은 25개 자치구의회 중 양천·광진·관악·강동·동대문 5개구 의회에서 원 구성 협상이 파행을 빚고 있다. 경기도에선 김포시의회와 양주시의회, 평택시의회가 후반기 원 구성을 못한 상태다. 대전에선 대덕구의회가, 충남에선 예산군의회가, 강원도에서는 동해시의회와 홍천군의회가 각각 후반기 의장단을 구성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자치행정 업무가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선 ‘동대문구 구립 어르신종합복지관 민간위탁 동의안’이 계류돼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이 복지관은 건립에 54억원이 투입됐다. 구는 복지관을 통해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여가, 문화, 식사, 취업, 상담 등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특히 김포시의 경우 지난 6월 준공된 고촌읍 한 아파트 단지 통리반 설치 조례안 처리 지연으로 이장이 선발되지 않아 주민등록 사실조사나 취학 대상자 확인 등 행정업무가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다문화가정 대상 출산·육아 지원이나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과 관련한 조례안도 제때 처리되지 못해 지원 대상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경숙 김포 너나우리행복센터 대표는 “정말로 시민을 위하는 의회라면 빠르게 원 구성을 하고 시민들을 위한 조례를 빨리 통과시켜주는 것이 민생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태화 기자, 울산·김포=조원일 박재구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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