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펜싱 사브르 남자 대표팀의 ‘황금막내’ 박상원(24·대전시청)은 헝가리와의 단체전이 끝난 뒤 가족 단체대화방에 “전역했습니다”라는 농담으로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올림픽 가기 전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오겠다”는 박상원에게 부담이 될까봐 “잘하고 오라”는 말만 남겼던 어머니는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아들의 메시지에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의 친형 박광원(27) 대전 용전중학교 펜싱부 코치도 동생의 우승을 지켜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밤새 경기를 보고 또 봤고 목이 쉴 정도로 축하 전화도 많이 받았다. 박 코치는 1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상원이가 올림픽에 나간다고 하니 어머니가 기뻐하기보다는 걱정을 많이 하셨다. 세대교체기에 국가대표가 된 아들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안 좋은 소리를 들을까 속상해했다”면서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펜싱 대표팀이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좋은 성적을 내 기분이 좋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오상욱(28·대전시청)과도 절친한 사이다. 오상욱의 친형 오상민 코치까지 4명은 대전 매봉중학교 펜싱부 시절부터 동고동락하며 올림픽이라는 꿈을 키웠다. 친구인 오상욱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면서 형제의 올림픽에 대한 꿈은 더 커졌다.
박 코치는 2022년 은퇴하면서 올림픽의 꿈을 접었다. 이후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형이 못다 이룬 꿈은 동생 박상원이 마침내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대신 이뤘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선 동생이 절친 오상욱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하는 기적 같은 경험도 했다. 박 코치는 “결승전 경기를 오상민 코치 집에서 함께 봤다”며 “저는 상욱이 부모님께 전화해 축하를 전했고, 오 코치는 저희 부모님에게 전화를 드렸다”고 했다.
박상원은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가족과 식사를 할 계획이다. 박 코치는 “상원이는 늘 가족이 우선이었고 가족만 바라보며 운동을 해왔다”면서 “올림픽 가기 전에도 걱정하는 가족들을 안심시키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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