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잊게 한 ‘탕탕’ 망치질… 사랑의 집을 짓다

Է:2024-08-0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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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기자 ‘한국번개건축’ 체험기

국민일보 박윤서 기자가 1일 충남 천안에서 진행된 ‘2024 한국번개건축’ 봉사 현장에서 망치질을 하고 있다. 한국해비타트 제공

1일 충남 천안시는 오전 10시도 되지 않았는데 섭씨 33도를 웃돌았다. 휴대전화에서 요란한 폭염경보가 울렸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 속 석교교회(임상용 목사) 인근의 건축 현장은 안전모와 목장갑을 낀 봉사자들로 가득했다. 저마다 서툰 실력이었지만 열심히 못질을 했다. 이날 기자도 체험에 나섰다. 5조에 합류해 조원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망치를 받아 들고 목재에 못을 댄 뒤 조심스럽게 내리쳤지만 손가락을 때릴 것 같아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탕탕”거리며 요란한 소리만 내는 못질을 반복했다. 어느새 안전모 아래로 여러갈래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50분쯤 지났을까. 대화는 끊겼고 온통 못질 소리만 가득했다. 기자의 검은색 바지엔 흰 먼지가 잔뜩 내려 앉았다.

망치를 내려놓고 ‘시멘트 사이딩’을 옮기는 작업 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시멘트 사이딩은 목조주택 외벽을 마감하는데 필요한 건축 자재다. 다른 봉사자와 함께 3m정도 길이의 시멘트 사이딩을 호흡에 맞춰 들었다. 두께는 얇지만 무게는 꽤 나갔다. 앞사람의 걸음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걸음이 꼬이면서 마감재가 부러지기도 했다.

이날 100여 명의 봉사자들은 한국해비타트의 ‘2024 한국번개건축(KBB)’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다. 이번 행사는 봉사자들과 함께 무주택 신혼 가정 16가구를 위한 주택 건축을 목표로 했다. 1일부터 사흘 동안 이어지는 행사에 300여명의 봉사자가 참여했는데 이중 해비타트 주택에 입주할 신혼 부부도 포함돼 있었다.

같은 조에서 작업한 김현승(28)씨가 “이번에 입주할 신혼 가정입니다”라고 소개하자 조원들이 다 함께 “축복한다. 축하한다”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김씨는 “내 집을 짓는 건축 현장에 투입되면서 내 집뿐 아니라 이웃 집도 지을 수 있어 기쁘다”며 “주변에 함께 살 누군가의 집이라고 생각하니 애정을 갖고 작업하게 된다”고 전했다.

6월 말 시작된 KBB 건축 초기부터 참여했던 김씨는 집을 만드는 데 필요한 수고와 노력을 되새기게 됐다고 전했다. 모태신앙인 그는 “내 집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한 적은 없다”면서 “건축 과정에 투입돼 일하면서 집 없는 이들에게 터전을 만들어주는 마음이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됐다. 이 사업이 계속될 수 있길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0년부터 해외 봉사 활동인 ‘해비타트 글로벌 빌더’에 참여해 온 대선배를 만나기도 했다. 김은진(46)씨는 1997년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해비타트에 애정을 갖고 후원과 건축 봉사에 참여 하고 있다. 김씨는 “내가 해비타트 봉사를 얼마나 기다리는 지 모른다”며 “사랑은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즐겁게 봉사하면서 이웃에게 사랑을 나눈다는 게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의 등판은 땀으로 얼룩졌지만 이웃 사랑에 대한 마음은 무엇보다 깨끗해 보였다.

천안=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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