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이진숙(사진) 방송통신위원장 취임 당일인 31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6명을 교체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문재인정부 당시 임명된 방문진 이사진의 면면이 바뀌면서 MBC 사장 등 경영진 교체 작업도 곧 진행될 전망이다. 야당은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을 주장하며 1일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과 김태규 신임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후임 방문진 이사 6명, 감사 1명의 임명을 의결했다. 새 방문진 이사 명단에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방문진 감사로는 성보영 쿠무다SV 대표이사가 임명됐다. 이들 명단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 위원장과 김 상임위원을 임명한 지 약 10시간 만에 결정됐다.
회의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추천할 KBS 이사 7명의 명단도 의결됐다. 현 KBS 이사진인 서기석 이사장과 권순범 이사를 포함해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심위 상임위원이 추천됐다. 방통위가 이날 후임 방문진·KBS 이사진으로 13명을 의결한 것은 기존의 여권 추천 몫에 대해서만 임명·추천을 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관례인 현충원 참배 없이 윤 대통령의 임명 재가 직후 곧장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했다. 취임식에서는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선언했다. 방통위는 “오후 2시에 전체회의가 열린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가, 전체회의 1시간 전인 오후 4시에 이사진 교체 안건을 공개했다. 방문진은 다음 달 13일부터 안형준 MBC 사장 등의 교체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권태선 이사장 등 현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는 8월 12일 만료된다.
정부·여당은 현 공영방송 이사진 구도가 편향돼 있어 시급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이 위원장의 부적격성, ‘2인 체제’ 위법성을 들어 탄핵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1일 본회의 직전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당론 발의해 본회의에 보고하고, 국회법에 따라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함량 미달 인사부터 당장 정리하고 ‘방송4법’을 수용하시라”고 촉구했다.
이경원 송경모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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