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들른 전북 완주군 심포니교회(김연숙 목사).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대둔산 산기슭에 자리 잡은 교회 앞에는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 교회가 있는 솔모롱이 마을에는 5개의 펜션이 모여 있고 인근 산북리에는 수십 개의 펜션촌이 들어서 있다.
심포니교회는 전원생활을 하는 지역주민을 끌어모으는 ‘아지트’ 같은 곳이다. 또 선교사와 목회자 등 쉼이 필요한 이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다채로운 음악회를 여는 등 다양한 사역을 펼친다. 이날 1층 교회 카페에서 김연숙 담임목사와 성도들을 만났다.
미국 교회 탐방을 하다 깊은 산속에 있는 ‘트웰브스톤교회’를 보면서 전원교회에 대한 영감을 얻은 김 목사는 하나님의 콜링에 순종하기로 결단했다. 2017년 이 지역의 한 펜션을 구매하고 예배당을 건축해 이듬해 8월 설립 예배를 드렸다.
이 교회엔 개척 초기부터 다른 교회에서 수련회 등의 행사로 장소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수려한 경관과 편리한 시설을 자랑하는 교회와 인근 환경 덕분이다. 교회는 코로나 팬데믹 전까지 3년 가까이 장소를 제공하는 사역에 힘썼다. 김 목사는 “팬데믹 이후엔 치유가 필요한 선교사와 목회자 등 특별한 경우에 한 해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회의 또 다른 사역은 매년 두 차례씩(부활절과 가을) 개최하는 음악회다. 교회 음악감독인 현석주(52) 침신대 교수가 주도적 역할을 하는데 그동안 ‘발레와 함께하는 부활절’ ‘두 분의 할머니를 위한 감사절 음악회-희로애락’ 등의 음악회를 열었다.
현 교수는 “음악회 사역을 통해 공동체 선배들의 신앙과 인생을 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는 10월에는 다큐멘터리 상영회인 ‘희로애락’을 준비 중이다.
전원생활을 하는 지역 성도들은 주중에도 교회에서 교제하며 공동체를 일구고 있다. 교회 최고령 성도인 한영렬(89) 장로는 평소 대둔산 등지에서 직접 캔 산삼을 교인들과 나누는 기쁨을 누린다. 그는 “산삼을 주고 싶은 누군가가 떠올라 산에 가다 보면 (하나님의 은혜로) 쉽게 산삼을 발견하기도 한다. 주는 기쁨이 크다”고 전했다.
전원생활을 하다 처음 복음을 알게 된 이해경(66) 집사는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는 것처럼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데 재밌다”고 말했다.
교회는 성도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기도 하다. 개척 초기만 해도 관광지 특성상 펜션 업체들 간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자 교회가 화해자 역할에 나섰다. 김 목사는 “한 달에 한 번 주민들이 교회에서 모임을 하는데 이제는 연합하는 동네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했다.
심포니교회는 자연과 음악 사역 등을 도구로 영육이 아픈 이들을 치유하는 ‘힐링 캠프’로서의 비전을 꿈꾼다. 김 목사는 “도심에서 느끼지 못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현세대와 다음세대가 자연 속에서 함께 영육의 회복을 경험하도록 돕는 사역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완주=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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