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에서 어느 당도 과반을 얻지 못해 정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마린 통들리에(37) 녹색당 대표가 차기 총리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실질적 지도자 마린 르펜 의원의 지역구 출신인 통들리에 대표가 ‘극우 반대자’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들리에는 지난 7일 치러진 총선에서 극우 세력의 집권을 막아내고 제1당에 오른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을 구성하는 정당 지도자들 중 한 명이다. 특히 그는 NFP 지도자 가운데 중도 성향의 집권당 르네상스가 수용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대중적 인지도가 낮았던 통들리에는 이번 선거에서 극우 저지를 열성적으로 호소하며 지명도를 높였다. 그는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가 1위에 오르자 반극우 기치를 내걸고 유권자들에게 전략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나는 르펜이 의원으로 있고 극우가 시장인 마을 출신으로 극우 정책이 초래할 위험을 직접 목격했다”고 강조했다. 통들리에는 RN의 텃밭인 북부 에냉보몽 출신으로 2021년 지역 의회 의원으로 선출된 뒤 이듬해 녹색당 대표가 됐다. 그는 RN이 시의회를 장악하자 시정을 두고 여러 차례 RN과 맞섰다. 2012년과 2017년, 2022년 총선에서 르펜과 대결해 패배했지만, 2022년에는 득표율을 39%까지 끌어올렸다.
통들리에는 최근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를 차기 총리 후보로 정하는 것을 두고 NFP 내부가 분열하자 중재자를 자처했다. 녹색당이 군소 정당이기는 하나 통들리에가 현 정부는 물론이고 르펜, 멜랑숑 등 거물들과 맞서면서 ‘파워 플레이어’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는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나와 통한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통들리에가 행정 경험이 부족하고 총리직에 안성맞춤은 아니지만, LFI도 사회당도 아니라는 점이 그를 유리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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