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한동훈·원희룡 당대표 후보에게 주의·시정 명령을 내렸다. 첫 공식 제재가 나왔으나 비방전은 잦아들지 않았다. 특히 ‘1강’ 한 후보를 향한 원 후보의 공세는 거세지는 분위기다. 이어지는 압박에도 한 후보는 여론조사 1위 자리를 지켰다. 오히려 다른 주자와 격차는 더 벌어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관위는 12일 한 후보와 원 후보 캠프에 각각 ‘주의 및 시정명령’을 담은 제재 공문을 발송했다. 공정경쟁 의무를 규정한 당규 제5조 제1항과 후보자 비방 및 흑색선전 등을 금지하는 제39조 제7호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선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자제를 당부했지만 지난 11일 2차 방송토론회에서도 상호 비방전이 계속돼 당원 항의가 빗발쳤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양측 공방이 지속하는 경우 추가 제재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당권주자 간 신경전은 계속됐다. 선관위 첫 제재를 두고도 설전이 오갔다. 한 후보는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가 열리기 전 참석한 대구 언론인 모임에서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으면 그냥 다 경고하나”라며 “선관위 판단은 기계적 균형을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대구 엑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정견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무슨 피해자고 가해자인가. 아직도 검사인 줄 아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TK로 향하기 전부터 기 싸움을 벌였다. 한 후보는 BBS라디오에서 “국민께서 원희룡 후보만 한심하게 생각하면 모르겠는데 국민의힘을 한심하게 생각하시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여론조성팀 운영·비례대표 사천 의혹’을 더욱 부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법무부 장관이 공직을 이용해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면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권력 남용의 공범과 공모해 비례대표 공천까지 주물러 놨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근거 없는 허구”라고 일축했다.
잇단 견제에도 한 후보의 ‘1강 체제’는 유지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지난 9~11일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566명·95% 신뢰수준·표본오차 ±4.1% 포인트)의 절반 가까운 45%가 한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나경원 후보(15%), 원 후보(12%), 윤상현 후보(3%)의 지지율 총합(30%)보다 15% 포인트 높다. 2주 전 조사에선 한 후보는 38%, 나머지 후보의 합은 34%로 4% 포인트 차이였다. 다만 선거에서 80%가 반영되는 당심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
박민지 기자, 대구=이강민 기자 pmj@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