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로 택시가 돌진해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지난 1일 대형 교통사고가 일어난 지 2일 만이다. 이번 사고를 낸 70세 택시기사는 급발진을 주장했다.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15분쯤 택시기사 A씨(70)는 국립중앙의료원 주차장에서 자신이 몰던 주황색 택시를 후진하다 주차돼 있던 구급차에 부딪혔다. 이어 유턴을 한 택시는 갑자기 과속하며 응급실 근처 차량 쪽으로 돌진한 뒤 병원 벽면과 차량 4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응급실 앞에 서 있던 시민 3명이 다쳤다. 40대 여성 1명은 하체가 차량에 깔렸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명은 팔과 다리에 경상을 입었다. 부상이 비교적 가벼운 1명은 집으로 돌아갔고, 나머지 2명은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겨졌다.
이 사고로 A씨 차량의 앞 범퍼가 부숴져 떨어져 나갔다. 인근 건물에서 사고 순간을 목격했다는 김모(75)씨는 “병동 안에서 쾅 소리가 나서 밖을 보니 한 여성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며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린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과 소방 측에 차량이 급발진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 “응급실에 손님을 내려주고 방향을 돌리는 과정에서 차에서 붕붕 소리가 나더니 말을 듣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A씨는 크게 다치진 않았다. 음주 측정 검사를 받은 결과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고 현장 주변의 CCTV와 블랙박스 분석 등을 진행했다.
이번 사고 역시 고령자가 몰던 차량이 사고를 냈고, 운전자가 사고 직후 급발진을 주장했다는 점에서 지난 1일 시청역 교통사고와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운전 미숙인지, 급발진인지 원인이 불분명한 교통사고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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