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이 승기를 잡았지만 전체 577석 중 500석가량은 아직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았다. 나머지 당선자를 확정할 7일(현지시간) 결선투표에서는 좌파 정당 연합과 중도 성향의 범여권이 추진하는 ‘반극우 연대’ 성사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1차 투표에서 2위를 한 좌파 연합체 ‘신민중전선(NFP)’과 3위 범여권 ‘앙상블’의 지도자들은 결선투표에서 RN의 승리를 막기 위해 자당 후보가 지역구 3위인 경우 중도 하차할 것이라고 일제히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일 엘리제궁 비공개 회의에서 “RN의 과반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NFP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범여권은 결선을 앞두고 지역구 60곳의 후보를 사퇴시킨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NFP에 속한 사회당과 녹색당 지도자들도 3위 후보들에게 하차할 것을 촉구했다.
프랑스 총선에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5% 이상을 득표한 후보들을 놓고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1차 투표에서 투표율이 66.7%로 이례적으로 높았던 탓에 약 300개 선거구에서 결선투표가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결선투표에 오른 후보들은 2일 오후 6시까지 사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월스트리저널은 NFP에 속한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가 반극우 연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정당 소속 일부 정치인들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등 테러 행위를 옹호해 논란을 일으켰다. 유럽에서 유대계가 가장 많은 국가로 꼽히는 프랑스에서 ‘반유대 정서’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이 때문에 범여권에서 LFI 소속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연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극우 공동전선이 무산된다면 RN이 절대 다수당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프랑스인포 분석에 따르면 RN은 480개가 넘는 선거구에서 2차 투표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고, 그중 297개 선거구에서 선두를 차지하거나 당선을 확정지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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