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회장 만난 정의선… ‘바퀴 달린 스마트폰’ SDV 속도

AI 보안 솔루션 협력 본격화 전망
2026년 상용화 목표 독자 OS 개발
유상증자로 실탄 마련 대규모 투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연합뉴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주목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9일 방한한 척 로빈스 미국 시스코 회장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기업인 시스코는 SDV에 적용될 수 있는 인공지능(AI) 보안 솔루션을 보유한 회사다. 정 회장과 로빈스 회장의 만남은 SDV를 중심에 둔 양사의 협력이 언제든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삼정KPMG에 따르면 글로벌 SDV 시장은 지난해 2709억3000만달러(약 376조원) 규모에 이르렀다. SDV 관련 산업을 아우르는 이 수치는 2032년으로 넘어가면 시장 전망치가 4197억2000만달러(약 582조8000억원) 규모로 급등한다. 연평균 성장률이 10%에 육박한다.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미래 성장동력을 SDV에서 찾는 이유다. 현대차도 본격적으로 SDV 투자에 앞장선 글로벌 완성차 기업 중 하나다.


SDV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고도 불린다. 스마트폰이 탑재하고 있는 고도의 디지털 기능이 차에서도 구현되는 것을 SDV로 통칭한다. 전기차의 배터리를 바꾸지 않아도 주행성능을 높일 수 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차량의 여러 편의 사양을 새롭게 누릴 수 있다. 스마트폰이 상용화되기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디지털 편의성을 차량에서도 마음껏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SDV의 기술력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SDV 선도기업인 현대차의 기술력은 어느 수준까지 왔을까. 현대차는 내년까지 SDV 기술 개발을 끌어올려서 내후년인 2026년부터는 상용화된 SDV를 시장에 내놓을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022년 8월 스타트업 42dot(포티투닷)을 인수하고 수직계열화하며 SDV 개발에 속도를 냈다. 현대차그룹이 심혈을 기울인 대목은 독자적인 운영체제(OS) 확립에 있다.

현대차그룹은 50여년간 이어온 제조업 기반 기업이다. 하지만 미래 성장동력을 감안한다면 IT 기술 기반 기업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게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다. SDV가 자동차 산업에서 시장 지배력을 높여갈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차는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독자 OS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일로 해석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총 2536억6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유상증자로 마련한 투자금은 미국 헝가리 등에서 글로벌 인재채용 등에 아낌없이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치는 SDV를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2025년까지 마무리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말까지 SDV 상용화를 위한 성과를 발표해야만 한다.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는 이와 관련 “방향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가장 뛰어난 테크 엔지니어를 채용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술의 진정한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차량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발하고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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