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선 넘은 밀착 다음은… 北, 우크라 점령지 파병?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이번 주 개최
북·러 조약 이행 방안 논의 예상
용산 “러, 北에 정밀무기 준다고 하면
우리에게 더 이상 어떤 선 있겠는가”

미국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 6월 말 열리는 한국·미국·일본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에 참여하기 위해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루스벨트함의 국내 입항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시스

냉전시대 군사동맹 수준의 조약을 맺으며 밀착한 북한과 러시아가 다음 수순으로 연합훈련,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 ‘위험한’ 군사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이번 주 열리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러 조약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러는 지난 19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가 되면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4조)는 내용이 포함된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했다. 조약 8조는 전쟁을 방지하고 방위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 조치를 취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한다고 규정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통화에서 “8조는 북·러가 군사훈련 등을 정례화하고 제도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오는 8월 한·미 연한훈련인 을지프리덤실드(UFS)를 명분 삼아 북·러가 초보적인 수준의 군사훈련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 북한이 공병부대를 파견해 복구 작업 등을 지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약 체결 이전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로 거론됐던 북한군 투입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북·러 협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노동당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북·러 조약의 구속력을 높이고 후속 조치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북·러 조약의 구속력을 높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전원회의 등을 통해 정책화, 노선화하려고 할 것”이라며 “북·러 관계가 동맹 수준으로 격상된 것이 이번 조약의 최대 성과라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전원회의 이후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에서 북·러 조약 비준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북한에서 일반적인 조약은 최고인민회의에서 비준하지만 ‘중요 조약’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단독으로 비준 또는 폐기할 수 있다. 북·러 조약의 무게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직접 비준할 수도 있고 하원 비준 절차를 밟는 러시아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형식적이라도 최고인민회의를 거칠 수 있다는 관측이 모두 나온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이번 조약은 러시아가 북한을 통해 한반도에서 하고 싶은 일은 모두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은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 러시아와 밀고 당기는 싸움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러시아가 고도의 정밀 무기를 북한에 준다고 하면 우리에게 더 이상 어떤 선(線)이 있겠는가”라고 경고했다. 장 실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 재검토 방침과 관련해 “러시아 측이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실장은 또 푸틴 대통령이 지난 21일 북한·베트남 순방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제공은 큰 실수”라고 엄포를 놓은 데 대해 “(회견) 앞에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뒤에는 ‘한국이 그렇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라며 우리에게 설명하는 부분도 있다”며 “한·러 관계는 우리 혼자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러시아도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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