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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필리 조선소 품은 한화… 글로벌 방산 우위 선점

HD현대 협력 업체 인수… 상황 반전
美 수주 경험 오스탈도 인수 예고

한화 홈페이지

최근 국내외 방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HD현대와 한화가 연간 약 20조원에 달하는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운영(MRO) 시장에서도 부딪혔다. 한화가 HD현대와 협력을 강화해오던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는데 성공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한발 앞서나갔다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미 필리(Philly) 조선소를 지난 20일 인수했다. 이 조선사는 앞선 4월 HD현대중공업이 미국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관공선 MRO 사업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던 곳이다. 협약에는 HD현대중공업이 필리 조선소의 함정 설계를 지원하고 유지 및 보수에 필요한 자재를 공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 4월 열린 HD한국조선해양의 1분기 실적발표에서 “미국 필리 조선소와 협력으로 함정 신조 MRO 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며 상황이 변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해당 협약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은 아니다”며 “인수 후 협력 여부는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사가 필리 조선소를 놓고 충돌한 이유는 군함 건조 및 유지보수 경험이 있는 미국 현지 조선소가 몇곳 없는 상황에 있다. 미국 내 조선업의 쇠퇴로 자국 내에서 함정 MRO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 해군연구소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미국의 조선 시설 부족으로 인해 미국 해군 유지보수 작업이 20년가량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에서도 한국 업체들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인수 소식을 “미국 해양 국가전략의 판도를 뒤집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하며 한화의 미국 진출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미 해군 MRO 시장을 놓고 두 회사는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에 이어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도 인수해 MRO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주에 조선소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 해군 함정을 수주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필리 조선소와의 협력이 어려워진 HD현대중공업은 현지 업체 기술 협력 강화나 인수를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전 세계에 산개해있는 미군 함대의 MRO 수요 공략도 계속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서태평양에서 활동하는 미국 7함대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리를 받을 수 있는 한국의 울산, 필리핀의 수빅 등에 MRO 거점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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