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서린상사 경영권 장악… 영풍과 ‘75년 동업’ 사실상 종지부

영풍 측 공동대표 2인 물러나


고려아연이 서린상사 이사회를 장악하고 영풍에 맡겼던 경영권을 되찾아왔다.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비철금속의 수출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지난 1984년 설립한 서린상사는 그동안 고려아연(지분율 66.7%)보다 지분이 적은 영풍(33.3%)이 경영해왔다. 선대회장 때부터 이어진 두 가문 간 공동경영의 상징 격이었다. 그러나 이번 서린상사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양사 간 특수·우호 관계에 공식적으로 마침표가 찍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린상사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고려아연 측 사내이사 4명을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 최민석 스틸싸이클 사장, 김영규 고려아연 상무이사, 이수환 고려아연 본부장 등이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날 임기가 끝난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임시 주총에 이어 열린 서린상사 이사회에선 기존 공동대표였던 이승호 고려아연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선임했다. 백 부사장도 대표이사가 됐다. 역시 고려아연 측 인사인 김재선 전 서린상사 대표는 영업활동 강화 임무를 받고 부문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사회는 서린상사 본사를 기존 서울 강남 영풍빌딩에서 종로 그랑서울 빌딩으로 이전하는 안건도 승인했다. 고려아연도 종로로 본사를 옮긴다.

영풍 측 사내이사이자 공동대표였던 장세환, 류해평 대표는 고려아연의 서린상사 경영권 확보가 가시화하자 스스로 물러났다. 류 대표는 지난 5월 말, 영풍가 3세 장 대표는 임시 주총 전날 사임했다. 이제 서린상사에 남은 유일한 영풍 측 사내이사는 장형진 고문뿐이다.

임시 주총 이후 이사회 구성은 고려아연 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었다. 기존 서린상사 사내이사는 고려아연 측 4명과 영풍 측 3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제 고려아연 측 8명, 영풍 측 1명이 됐다.

경영권을 뺏긴 영풍은 주인이 바뀐 서린상사가 자신들의 수출 물량을 공정하게 처리하는지 감시할 인력을 뽑고 있다. 해외 수출입 통관, 물류 관리 등 업무를 볼 ‘해외영업 관리 부문’ 직원을 채용 중이다. 영풍 관계자는 “영풍이 경영권을 쥐고 있을 땐 서린상사가 고려아연에 치우치지 않고 영풍 제품을 잘 파는지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제 어렵게 됐다”며 “이를 관리·감독할 직원을 뽑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풍은 앞으로도 석포제련소에서 생산하는 비철금속 제품을 서린상사를 통해 판매·수출한다는 방침이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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