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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경제·군사 협력 강화, 美 주도 제재 무력화 노린다

푸틴 “쌍무적 협조 수준 더욱 높일 것”
독자 결제 시스템 북한 참여 논의 예상
군사정찰위성 기술 추가 지원 가능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18일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양국 국기와 함께 ‘조·로(북·러)로 친선은 영원하리라’고 적힌 환영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 “북한과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호상(상호) 결제체계를 발전시키고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조치들을 공동으로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의 제재를 받는 처지인 러시아와 북한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국 중심의 금융질서와 무기거래 시스템 등에 균열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미국과 서방의 포위에 ‘한반도 카드’를 활용해 반격을 모색하겠다는 의중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기고문에서 “우리는 공동의 노력으로 쌍무적 협조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올려세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북·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회피 수단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독자 지급결제 시스템 ‘SPFS’에 북한을 본격적으로 참여시키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이미 북·러는 북한이 현재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회피하게 만들고 있다”며 “국제금융 제재 회피 수단이 분명히 마련되면 양국의 협력은 서방 제재에 일정 수준의 균열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특히 북한이 군사분야 제재를 회피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우선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를 위한 핵심 부품과 기술을 추가 지원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27일 발사에 실패한 2차 정찰위성에 러시아의 최신 엔진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재진입체와 다탄두 개별목표 설정 재진입체(MIRV)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핵 관련 기술은 한국과 미국 등이 ‘레드라인’으로 분류한 상태고, 러시아 입장에서도 북한에 핵심 첨단 기술을 공유하는 데 따른 실익이 별로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전에 사용할 재래식 무기를 추가로 얻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한 122㎜ 및 152㎜ 포탄 중 60%는 자체 생산한 것이고, 나머지 40%는 북한과 이란으로부터 지원받았는데 수입 포탄 90% 이상이 북한산”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지원받은 122㎜ 및 152㎜ 포탄은 모두 180만발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양국의 군사적 관계를 좀 더 긴밀히 해서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계속 확인한다는 수준의 내용이 (협정에) 담길 수 있다”며 “물밑에서는 이미 실무적으로 협의했거나 진행 중인 군사 관련 부분의 협력들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고립무원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해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을 저지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 외화벌이 창구 중 하나인 노동자 추가 파견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많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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