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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배우자 둔 이민자에 법적 지위 보장키로

추방 없이 취업허가·영주권 취득
50만명 혜택… 국경통제 비판 희석

연합뉴스

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은 미국 국민을 배우자로 둔 ‘미등록 이민자’가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새 이민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불법 이민 유입을 막기 위한 남부 국경 통제 조치를 발표해 진보 진영과 라틴계의 반발을 샀는데, 이런 비판을 희석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시민과 결혼한 수십만 명의 미등록 이민자들이 대통령 임기 중 합법적 거주를 신청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대선을 몇 달 앞두고 민주당 대통령으로서 과감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10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미등록 이민자들에게 취업 허가와 추방되지 않을 권리, 영주권 신청 기회를 제공하는 이 정책은 올여름 말부터 시행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르면 18일 백악관에서 민주당 의원, 이민 지원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정책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프로그램의 규모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2년 도입한 불법 이민 아동 추방 유예와 맞먹는다. 최근 수십 년간 이민 정책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는 총 1100만명의 미등록 이민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미국 국민과 결혼한 미등록 이민자가 미국을 떠나지 않고도 합법적 거주를 신청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연방법에 따르면 미국 국민과 결혼한 미등록 이민자가 법적 지위를 얻으려면 최대 10년간 미국을 떠났다가 다시 입국을 신청해야 하는데, 새 정책은 이를 간소화하는 것이다. WP는 “미국인과 결혼한 약 50만명의 미등록 이민자가 신청 자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이민 문제를 두고 고심해 왔다.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미등록 이민자가 급증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맹비난하면서 대선 쟁점으로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지난 4일 남부 국경 무단 월경자가 일주일간 하루 평균 2500명을 넘기면 국경을 폐쇄하고 망명 신청을 받지 않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진보 진영에선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공화당처럼 강경하게 이민 문제를 다룬다는 비판이 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정연설에서도 조지아주에서 여대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베네수엘라 출신 이주민을 ‘불법 이민자’라고 언급했다가 반발이 커지자 ‘미등록 이민자’로 수정하기도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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