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방문한 리창 중국 총리의 기자회견장에서 중국 당국자들이 호주 기자의 취재를 방해했다고 18일 호주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이 기자는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3년 넘게 구금됐다가 지난해 석방됐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수도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리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공동기자회견을 할 때 최소 2명의 중국 당국자들이 자리에 앉은 스카이뉴스 소속 청레이(사진) 기자 주변에서 시야를 가리고 사진 촬영을 막으려고 시도했다. 이에 호주 공무원들이 나서 청레이를 다른 자리로 안내하고 중국 당국자들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호주 언론과 야당들은 일제히 중국의 강압적 행동을 비판하고 나섰으며, 호주 정부를 향해서도 중국에 사과를 요청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태생인 청레이는 10세에 호주로 이주한 호주 시민권자로 2003년부터 베이징에서 CCTV 기자로 활동했고, CCTV의 영어방송 채널인 CGTN 앵커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2020년 8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국가 기밀을 해외로 유출한 범죄 활동 혐의’로 구금됐다가 지난해 10월 풀려났다. 당시 중국과 호주의 극심한 갈등 속에서 청레이가 중국식 인질 외교의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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