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술 법적 규제는 비약… 자율규제가 더 적합”

[2024 국민공공정책포럼] 여현덕 카이스트 원장 주제 발표

美원천기술 응용하는 전략 필요
연구조직 육성해야 경쟁력 확보


여현덕(사진) 카이스트 G-스쿨 원장은 한국이 인공지능(AI) 기술에 법적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원천기술을 해외에 의존하는 현시점에서는 ‘축적의 시간’을 위한 자율규제가 더 적합하다는 취지다.

여 원장은 13일 국민일보 ‘2024 국민공공정책포럼’에서 ‘AI에 의한 감성의 분할과 AI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AI에 거짓말, 협상, 외교술을 가르치면 죽은 척까지 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근거로 기술 규제를 주장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AI 원천기술을 응용하는 글로벌 전략을 통해 AI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생성형 AI ‘클로드3’를 예로 들며 인간이 어떤 전략으로 AI 기능을 발현시킬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로드3는 최근 오픈AI보다 IQ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데, 그 비결이 인문학을 학습시킨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클로드3에 유엔인권선언을 가르치니 그에 들어맞는 답을 내놔 이 모델에 투자가 몰렸다”고 부연했다.

여 원장은 AI에 ‘자율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통 국제기구는 실정법과 다르게 국가들이 자율적인 모임을 통해 만든 느슨한 규제를 둔다”며 “이 같은 점에서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한 한국이 알맞은 규제노선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권리장전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규범 체계로, 디지털 심화 시대에 알맞은 질서 규범을 국가 차원에서 정립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AI 공짜 학습금지, 가짜뉴스 방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 원장은 한국이 차별화된 AI 경쟁력을 보유하기 위해 특수연구그룹의 집중적인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구글, 아마존 등 기업 중심으로 기술 발전이 이뤄지는 반면 캐나다는 기업이 약하다 보니 연구조직 CIFAR(캐나다고등연구소) 중심”이라며 ‘학회 정책’을 통한 전략이 한국 모델에 가까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정부 차원의 국제 협력도 당부했다. 그는 “정부가 최근 영입한 AI 세계 3대 권위자 얀 르쿤 교수와 AI 연구소를 발족해 대한민국표 학위를 만들어 챗GPT·오픈AI를 만든 전 세계 인재를 끌어들여야 한다”며 “또 이를 글로벌 학위로 연계해 산업계가 이를 통해 애로사항을 해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K-AI’도 글로벌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만이 보유한 문화적 자산인 K팝, 한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아트·엔터테인먼트 AI를 육성하면 이것만으로 25개 직업을 창출할 수 있다”며 “기술 산업 전략을 잘 융합해 앞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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