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드골의 공화당 극우와 연대 선언

당대표 “국민연합과 동맹 맺어야”
“영혼 팔았다” 당내 충격·반발 커

프랑스 북서부 렌에서 11일(현지시간) 열린 극우 반대 집회에서 한 여성이 국민연합(RN)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RN의 유럽의회 선거 압승에 충격받은 프랑스 좌파 진영은 각지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조기 총선을 앞두고 중도우파 공화당이 극우 성향 국민연합(RN)과의 연대를 선언했다. RN이 공화당과 연대하면 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공화당 안팎에서 반발이 커서 실제 연대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에릭 시오티 공화당 대표는 11일(현지시간) TF1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당을 유지하면서 RN과 동맹을 맺어야만 한다”며 “이것이 대다수의 유권자가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와 RN의 ‘대주주’ 마린 르펜 하원 원내대표와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르펜 원내대표는 “용감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로는 RN은 이번 총선에서 235~265석을 얻어 단독 과반(전체 577석 중 289석)은 어렵지만, 공화당(40~55석 예상)과 연합할 경우 과반 의석 가능성이 커진다. 이원집정부제인 프랑스에선 야당이 하원 과반을 차지하면 총리를 임명할 수 있다.

프랑스 정계에선 공화당의 선언을 금기를 깬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공화당은 수십 년간 중도좌파 사회당과 양당제를 구축하며 샤를 드골·자크 시라크·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등을 배출했다. 공화당을 비롯한 주류 정당들은 지금까지 극우 정파와 손잡는 것을 꺼렸고, 극우의 집권을 막기 위해 서로 연대해 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공화당의 움직임은 중도좌파·중도우파와 연합해 RN에 대항하려 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희망에 타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화당 내 반대가 거센 상황이라 연대가 성사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공화당 소속 제라르 라르셰 상원의장은 RN과의 연대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오티 대표의 사임을 촉구했다. 2022년 대선 때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던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도 “시오티는 영혼을 팔았다”고 맹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에 따른 조기 총선 1차 투표는 이달 30일, 2차 투표는 다음 달 7일 실시된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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