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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동산 조각투자 찬물 끼얹은 ‘STO 법안 폐기’

펀블 ‘제이빌딩’ 청약률 85% 그쳐
투심 악화·높은 공모가도 발목잡아


부동산 조각투자업체 펀블이 1년 6개월 만에 내놓은 공모 건물이 완판에 실패했다. 흥행 불패를 보이던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의 공모가 무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모 기간 중 국회에서 토큰증권(Security Token) 법제화가 무산된 일이 투자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조각투자업계에 따르면 펀블은 지난달 20~31일 청약 신청을 받은 ‘3호 상품’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제이빌딩에 대한 공모 계획을 철회했다.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인 신축 건물을 29억원 규모로 공모하며 관심을 모았지만 청약률은 약 85%에 그쳤다. 펀블은 제이빌딩의 재공모 가능성을 열어두고 차기 공모 건물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공모는 그동안 20건가량 공모를 진행한 부동산 조각투자업계에서 첫 청약 미달 사례가 됐다. 지난달 초만 해도 루센트블록의 ‘성수 코오롱타워’, 카사의 ‘신촌 그레인바운더리’가 나란히 공모 완판에 성공했다. 각각 17억6000만원, 21억원 규모였다. 부동산은 전통적인 투자자산인 데다 비교적 객관적인 가치평가가 가능해 조각투자도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펀블은 고금리 장기화로 투자 심리가 악화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공모 규모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와 같은 토큰증권을 자본시장법상 증권 형태로 편입하는 법 개정이 무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이 법안은 지난달 29일 21대 국회가 종료되며 자동 폐기됐다. 공모 기간이 겹친 펀블에도 법안 관련 문의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플랫폼 운영의 지속성을 염려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후문이다.

펀블 등 조각투자업체들은 금융 당국에서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받으며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 전개에 제약이 여전히 많아 법제화를 통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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