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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때 사두자” 5대 시중銀 엔화예금 계속 증가… 달러 인기는 시들

게티이미지뱅크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에서 일본 엔화예금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엔화를 뜻하는 엔 달러 환율이 지난 10일 기준 156.83에 거래되는 등 엔화 값이 저렴해서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의 엔저를 일본 당국이 용인하지 않으리라 보고 미래 환차익을 위해 엔화예금에 가입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5월 말 기준 엔화예금 잔액은 1조2893억 엔(약 11조3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조2412억 엔)보다 3.9% 늘었고 지난 1월 말(1조1574억엔)보다는 11.4% 늘었다. 엔화예금은 지난해 12월 1억엔을 돌파하고 2월(1조2129억 엔) 3월(1조2161억 엔) 등 올해 줄곧 상승세다.

엔화예금은 원화를 엔화로 바꿔 예금하는 상품이다. 정기예금과 마찬가지로 가입 때 약속한 이자가 붙는다. 다만 현재 ‘제로(0)’금리 엔화예금 이자에 가입하는 이유는 추후 엔화 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자를 받지 않아도 환차익을 얻으면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지난 4월 엔 달러 환율이 장중 160엔을 돌파한 후 금융당국이 개입해 150엔선으로 내린 것을 본 투자자들에겐 현시점이 엔화 가격 저점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일본 여행수요 증가도 엔화예금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최근 금융권에서 외환통장에 체크카드 등을 연동해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상품을 내놓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당장 일본 여행 계획이 없어도, 엔화가 쌀 때 보유해놓으면 추후 여행 시 유용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반면 지난해 ‘킹달러’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달러예금은 올해 들어 추세가 꺾이고 있다. 5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 달러예금 규모는 532억 달러(약 73조4700억원)로 1월(594억 달러)보다 10.4% 감소했다. 엔화예금과 반대로 달러 가치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금투업계에서는 단기차익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길 권했다. 고용지표와 물가지수 등에 따라 미국의 금리인하 전망이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 가치가 오르면 엔화 가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이달 11~12일(현지시간) 예정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공개하는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도표)가 시장 기대치(두 차례 인하)에 미치지 않을 경우 달러가 재차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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