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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지도부 호소·野 탄핵 거론에 거부감… 이변은 없었다

추경호 “단일대오 뭉쳐 부결 가능”
범야권 179명 출석에 가결 179표
與 5명 공개 찬성… 野 일부 이탈 관측

입력 : 2024-05-29 00:20/수정 : 2024-05-29 00:20
여야 의원들이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에서 무기명 투표한 뒤 투표지를 함에 넣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지만 최재형(오른쪽 세 번째)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유의동·김웅·김근태 의원 등 5명은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병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찬성) 179표, 부결(반대) 111표, 무효 4표로 최종 부결된 것은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부결 단일대오를 유지하려 총력전을 펼친 영향이 크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5명이 특검법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이날 특검법 찬성표가 범야권 출석 의원 수와 똑같이 나온 것을 두고 야당에서도 반대나 무효 등 이탈표가 있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여야는 본회의를 앞두고 자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에게까지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전력투구했다. 21대 국회 재적 의원 296명 중 수감돼 있어 표결 참여가 불가능한 무소속 윤관석 의원과 민주당 출신인 무소속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을 제외한 294명의 현역 의원이 전원 재표결에 참여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의결되려면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하는 만큼 이날 특검법의 재의결 기준은 196명이었다. 본회의에 출석한 범야권 의원이 179명인 점에 비춰보면 국민의힘을 포함한 범여권에서 17표 이상 이탈표가 나와야 재의결되는 구조였다.

무기명 투표 결과 찬성표는 179표로 재의결 정족수에 못 미쳤다. 당초 국민의힘에서 낙천, 낙선, 불출마 등으로 22대 국회 입성이 불발된 현역 의원이 58명에 이르는 데다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이 5명(안철수·유의동·김웅·김근태·최재형 의원)에 달해 10명 안팎의 이탈표가 나올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여당 내 이탈표가 예상보다 적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두고 추경호 원내대표, 윤재옥 전 원내대표 등 전현직 원내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을 개별 접촉해가며 본회의 참석과 특검법 부결을 호소한 게 통했다는 분석이 여당 내에서 나온다. 추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비상 상황에 우리 의원들이 단일대오로 뭉쳐주신 덕분에 특검법이 부결될 수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채상병 특검법과 연결지어 윤 대통령 탄핵을 노골적으로 거론한 것이 오히려 범여권 의원들의 결집을 불렀다는 해석도 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특검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대놓고 탄핵을 입에 올리는 민주당식 특검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주류인 하태경 의원도 지난 27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특검법은 채상병 순직 사건 진상 규명보다는 정쟁에만 매몰되는 매우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야권에서도 이날 투표 결과를 두고 ‘야당 내 일부 이탈표가 발생했다’, ‘특검 찬성 입장을 밝힌 여당 의원들이 변심했다’ 등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22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이수진 의원이 본회의에 유일하게 불참한 것과 관련해서도 “지난 총선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반대나 무효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발의 뜻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풀이도 나왔다.

공개적으로 특검 찬성 입장을 밝혔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투표 직후 “제 소신대로, 그리고 지금까지 여러 번 의견을 밝힌 대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웅 의원도 “나는 찬성했다. (특검법 부결) 당론이 진정 부끄럽지 않다면 나를 징계하시라”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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