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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연금 개혁은 21대 국회의 마지막 책무다


1주일도 안 남은 21대 국회가 여야 간 정쟁만 벌이다 문을 닫게 생겼다. 칩스법 유통산업발전법 등 수많은 민생 법안들이 폐기될 처지에 놓였지만, 그중 가장 화급한 게 연금개혁안이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소득 중에서 납부하는 금액 비율)은 9%, 소득대체율(생애 월 평균 소득 중 연금비율)은 42.5%로, 이를 유지할 경우 국민연금은 2041년 적자로 돌아선 후 2055년 소진된다. 저출생·고령화 여파로 가입자가 감소해 보험료 수입은 주는데 기대수명은 늘어 급여 지출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누적 적자액은 2093년 2경1656조원에 달할 전망인데 매일 1098억~1484억원씩 적자가 쌓인다고 한다. 세대 간 갈등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는 생산가능인구(18~64세) 4명이 부양하는 65세 이상 노인이 1명이지만 2078년엔 6명으로 늘어나면서 젊은 세대가 ‘연금 독박’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심각성을 인식해 그간 여야 국민연금개혁특위 위원들은 26년간 유지됐던 보험료율 9%를 깨고 13%로 인상키로 합의해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소득대체율 인상안을 놓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44%, 45%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자존심 싸움만 벌이고 있다. 개혁안은 2055년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을 7~8년 늦출 뿐 기금 고갈을 막는 근본 처방은 아니다. 국민-기초연금 재구조화, 퇴직연금과의 연계 등 전반적인 구조개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연금개혁을 위해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데 여야 간 1%포인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건 무능을 드러내는 것이다. 특히 소득대체율 차이로 보수와 진보의 색깔을 구분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자체가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보험료율을 4%포인트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1.5~2%포인트 올리는 이번 개혁안은 상대적으로 청년이 더 많이 내고 노인이 더 받는 구조다. 특위에 참가하는 기성세대들이 이번 개혁안이 젊은 세대에 더 많은 부담을 전가하는 데 대한 최소한의 부채 의식이라도 갖고 있다면 1%포인트 격차를 해소하는 게 마땅하지 않은가. 이번에 연금개혁의 출발 테이프를 끊지 못하면 무능함을 넘어 미래세대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할 일을 미룬다고 22대 국회가 나서서 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 핑계를 댈 수도 있다. 국민연금 개혁은 채 상병 특검법 등을 둘러싼 정쟁과는 별도로 여야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 21대 국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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