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쭉한 장고 모양 토기… 그릇받침이 이렇게 화려하다고?

4∼5세기 신라·가야 토기 특별전…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내달 29일까지

신라와 가야 무덤에서 나온 원통모양 그릇받침들. 호림박물관 제공

악기 모양 이 토기는 뭐지? 전시장에 즐비하게 늘어선 토기는 아랫부분이 장고 모양이라 악기를 연상시킨다. 큰 것은 높이가 70㎝나 되고 세로로 띠를 이루듯 사각 무늬를 투각한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해방 후 1세대 고미술 컬렉터 호림 윤장섭(1922∼2016)의 컬렉션을 전시하기 위해 설립된 호림박물관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신사분관에서 4∼5세기 신라와 가야의 토기를 다루는 전시를 한다. 호림박물관에서 토기 전시를 하는 것은 2012년 개관 30주년 전시 이후 13년 만이다.

생활용이 아니라 무덤에서 발굴된 의례용이라서 ‘공경과 장엄을 담은 토기’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전시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2전시실이다. 세로로 길쭉하게 세워둔 장고 모양 형태가 특이해 용도가 궁금한 이들 토기는 그릇 받침이다. 항아리 같은 그릇을 얹는 그릇받침이 그릇보다 더 화려하고 위용마저 느껴진다.

전시를 기획한 이원광 학예실장은 21일 “원통형 그릇받침은 경주 황남대총이나 부산 복천동 고분군 등 왕이나 귀족 무덤에서 출토됐다. 황남대총 등 초대형 무덤에서나 시신 머리맡에서 드물게 2점이 발굴됐을 뿐 대부분 무덤에서 한 점씩 나온다”고 말했다. 3전시실에 전시하는 화로 모양, 바리 모양 그릇받침이 무덤 당 수십 점씩 나온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원통형 그릇받침은 희소하다. 이번 전시에 그런 귀한 원통 모양 그릇받침 40여점이 나와 윤장섭 컬렉션의 힘을 보여준다.

이들 토기는 거의 무덤 부장용이지만 무덤 주위의 제사 관련 유구에서도 출토돼 제례 의식에서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의 크기와 엄정하고 화려한 장식은 제례의식에서 장엄함을 드높이는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가야 양식은 바리(鉢)나 장고 모양 굽다리에 문양과 세로띠, 투창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신라는 굽다리가 직선적인 사다리꼴이며 장식은 상대적으로 단순하지만 토우 등으로 장식하기도 한다.

1전시실에는 신라와 가야 시대 토기 항아리가 전시돼 있는데 무엇보다 무늬가 마음을 끈다. 기하학적 무늬가 주는 간결미는 현대의 장식 과잉에 느끼해진 마음을 정화시켜준다. 또 금관, 금귀걸이 등 장신구도 함께 나왔다. 6월 29일까지.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