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넘게 신학심포지엄을 진행해 오면서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배움 열정이 더 커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교회가 어려운 시기에 목회자들의 공부하려는 의지는 더 높아졌습니다. 너무 앞서 나간 해외 신학이론이 아니고,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석학들의 이야기를 통해 배우고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강용규(70·사진) 한신교회 목사는 최근 서울 서초구 교회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올해 17회째를 맞는 ‘새 시대를 위한 신학과 설교’ 심포지엄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강 목사는 지난 17일 마련한 간담회를 통해 다음 달 10일부터 나흘간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리는 신학과 설교 심포지엄의 강사진을 소개했다.
유색인종 최초 미국 프린스턴신학교 총장에 오른 조나단 리 월튼 교수가 내한한다. 월튼 총장은 사회윤리학자로 미국 복음주의 전통에 충실한 종교교육자다. 아직 번역되지 않은 ‘사랑의 렌즈-우리가 속한 세상에서 성경 읽기(A Lens of Love)’ 등의 저서를 웨스트민스터 존 녹스 출판사에서 출간한 바 있다.
월튼 프린스턴대 총장은 특히 오순절주의에 집중할 것으로 예고됐다. 총 세 번의 강연을 하는데 첫 번째는 ‘좋은 종교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종교 인종 오순절식 아메리칸 드림을 이야기한다. 두 번째 강의는 오순절주의가 아름답게 한 것, 세 번째는 신자유주의적 믿음, 능력주의 시대에서의 공공선을 주제로 한다.
박준서 연세대 구약학 명예교수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로 불리는 역대기 상하를 강의한다. 역대기는 아름다운 본문이나 사람들이 잘 찾지 않고 잠자게 놔둔다고 해서 이런 별명을 얻었다. 김학철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는 신약의 지혜 문학 야고보서를 이야기한다. 박찬석 미국 우스터대 성서학 종신교수는 요한일서 다시 읽기를 선보인다. 강 목사는 “성서적 배경에 충실한 가운데 목회자들 설교에 바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통일 전문가인 김주현 새문안교회 은퇴장로는 북한의 현황과 복음 통일의 과제를 설명하고, 강에스더 치유상담대학원대 교수는 우울증 신경증 분노 등을 다루는 강의를 준비 중이다.
신학과 설교 심포지엄은 2007년 서울 한신교회와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원(SFTS)이 함께 시작했다. 코로나가 극성이던 2020년을 제외하고 17년간 필립 부틴, 마틴 체이니, 루이스 람보, 레이어드 스튜어트, 제임스 맥도날드 같은 학자들이 내한했고 한국에선 정장복 한일장신대 명예총장과 이덕주 감리교신학대 은퇴교수, 김지철 소망교회 원로목사 등이 강단에 올랐다.
강 목사는 심포지엄에서 개회예배 설교를 제외하고는 강단에 오르지 않는다. 17년째 이어져 온 전통이다. 주최하는 교회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스스로 낮아져 목회자 지원에 충실한 모습은 한국교회에 드문 풍경이다. 올해 정년 은퇴를 앞둔 강 목사는 “신학심포지엄의 좋은 전통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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