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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건강] 치명률 18.7% ‘야생 진드기병’… mRNA 백신이 구원 투수될까

봄철 야외활동 SFTS 주의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를 옮기는 작은소피참진드기 채집 장면. 높은 치명률에도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신속 개발이 가능한 mRNA 방식의 SFTS 백신 개발이 민·관 합동으로 추진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올해 첫 사망자 나와
전국에서 4명의 감염 환자 발생
작년까지 10년간 356명 숨졌지만
아직 공인된 백신·치료제 없어

최근 코로나 mRNA 플랫폼 활용
민·관 합동 SFTS 백신 개발 주목
신속한 개발·생산에 안전성 높아
임상시험 연구비 마련 등은 과제

'야생 진드기병'으로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사망자가 지난 10일 올해 처음으로 나왔다. 강원도 홍천에 사는 80대 남성으로, 텃밭 일을 하다 SFTS 바이러스를 지닌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달 23일 경북 상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최근까지 전국에서 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SFTS는 2013년 국내 첫 환자 보고 후 지난해까지 10년간 189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그 가운데 356명이 목숨을 잃어 18.7%의 비교적 높은 누적 치명률을 보인다. 아직 공인된 예방 백신과 치료제는 없다. 보건당국은 매년 등산, 봄나물 채취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4월부터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 당부를 되풀이하는 데 그치고 있다.

진드기병 예방 mRNA 백신 나올까


감염병 예방에 특히 중요한 것이 예방 백신이다. 코로나19 유행 초창기 10개월 만에 인류가 초스피드로 백신을 개발한 것이 미지의 바이러스와 싸움에서 승기를 잡는 계기가 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SFTS 백신이 개발되면 환자 발생률을 낮추고 사망자도 줄어 국민 건강 보호에 기여할 것이란 게 전문가 다수의 의견이다.

실제 국내외에서 SFTS 백신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에선 SFTS 바이러스를 막는 다양한 형태의 백신이 개발되기도 했으나 상용화 단계까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SFTS는 2009년 첫 발생지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에서 주로 발생하며 최근 대만 베트남 태국 등에서도 환자가 보고된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공을 세운 ‘mRNA(메신저 리보핵산) 플랫폼’을 활용한 SFTS 백신 개발이 민·관 합동으로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코로나19 mRNA백신 개발의 주역 모더나와 질병관리청 국립감염병연구소가 2022년 7월부터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상당한 진척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mRNA 백신은 신속한 개발 및 생산이 가능하고 감염원인 바이러스를 직접 다루지 않아 안전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질병청은 지난해 글로벌 대유행 위험이 크고 미해결 수요가 큰 우선순위 백신 개발 대상 병원체 9개를 선정했는데 그 중 SFTS도 포함됐다.

20일 질병청과 업계에 따르면 모더나는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전달한 SFTS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활용해 8개의 mRNA 백신 후보물질을 제공했다. 일반적으로 DNA가 가진 유전정보는 mRNA로 한 차례 복사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세포 내에서 특정 단백질이 합성된다. mRNA는 단백질 합성을 위한 메신저인 셈이다. 연구진은 SFTS 바이러스 중 중화항체 형성과 T세포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고 알려진 단백질 항원을 활용해 mRNA 백신 후보물질을 도출했다. 감염병연구소는 8개 후보물질을 활용해 전임상시험(동물실험)을 완료했다.

질병청 감염병백신연구과 김현국 연구관은 “동물(마우스)에서 여러 후보물질 중 면역 원성(항체 및 중화항체 형성 정도)과 감염병 방어력이 높은 최종 후보물질 1~2개를 선정한 상태”라며 “모더나와 향후 독성시험 및 사람 대상 임상시험 중장기 계획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지난 3월 열린 감염병연구기관 국제심포지엄에서 이런 성과를 공개했다.

질병청은 SFTS 백신 임상시험에 대비해 접종으로 형성된 면역원성을 평가할 항체표준물질도 올해 하반기까지 개발할 방침이다. 항체표준물질은 감염병에 걸린 환자의 혈액 검체에서 측정한 항체 및 중화항체 값을 기준으로 확보한다. 김 연구관은 “최대한 신속한 백신 개발이 목표이지만, SFTS의 경우 치명률과 비교하면 발병률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 임상시험 대상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개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1상 시험은 100명, 2상은 500명, 3상은 4000~5000명(최대 1만명) 대상으로 이뤄진다. 현재 국내 SFTS 환자는 매년 200명 안팎으로 발생하고 있다.

상용화는 언제?

SFTS의 mRNA 백신은 국내에서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남재환 교수팀과 조남혁 서울대의대 연구팀이 지난해 11월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연구팀은 SFTS 바이러스 유전자의 일부를 제거한 mRNA 백신을 만든 다음, 2주 간격으로 두 번 접종해 중화항체 형성과 T세포 활성화를 확인했다. 동물실험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쥐는 모두 감염 후 7일 내 폐사했으나 백신 접종 그룹은 전부 생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신 개발을 위한 추가 비임상시험, 임상시험 등 추가 연구에 드는 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교수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비임상시험에만 20억원이 들어 관심 있는 기업을 찾고 있다. 국가 용역연구과제 수주를 통한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팀과 충북대 의대 최영기 교수팀은 기초 연구를 통해 DNA 백신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 백신을 투여한 족제빗과 동물 페럿에서 바이러스 혈증이 관찰되지 않았다. 혈소판 및 백혈구 수치의 의미 있는 감소는 없었다. 또 백신을 맞지 않은 페럿은 고열과 20% 체중 감소를 보였지만 백신 투여 페럿은 체온·체중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백신 효과 확인을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해외에선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팀이 바이러스 불활성화 방식의 SFTS 백신 연구결과, 실험동물에 투여된 한 번의 백신 접종은 면역학적으로 충분하지 않았으나 두세 번째 접종에선 항체 반응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로선 질병청과 모더나의 mRNA 방식 SFTS 백신 개발이 가장 앞서 있으며 민·관 합동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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