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이차전지 3사 ‘눈물의 재고떨이’

생산 줄이고 재고자산 조정 분주
“잘못된 경영 예측 보여주는 지표”


배터리 3사가 ‘눈물의 재고떨이’에 나서고 있다. 재고를 털어내는 동시에 공장 가동률은 최대한 낮춰 그동안 불려온 몸집을 줄이고 있다. 일시적인 전기차 수요 정체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19일 각 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배터리 3사의 재고자산 합계는 12조129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4조8848억원에 비해 18.6% 줄었다. 회사별로 보면 최근 1년 새 LG에너지솔루션 재고가 7조4749억원에서 5조6579억원으로 1조8170억원(24.3%) 감소했다. SK온은 4조1058억원에서 3조1229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삼성SDI는 지난해와 올 1분기 각각 3조3041억원, 3조3487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공장 가동률도 떨어졌다. 1분기 LG에너지솔루션 가동률은 57.4%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7%에 비해 20.3% 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온은 96.1%에서 69.5%로 26.6% 포인트나 내려갔다. 삼성SDI는 73.1%에서 소폭 76.1%로 늘었으나 생산능력을 줄인 영향이다.

통상 재고가 줄어드는 것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황이 좋을 때 밀려드는 주문에 재고 쌓을 겨를도 없이 물량을 공급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수요 부진에 빠진 배터리 업계에선 다른 의미다.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전환이 주춤하고,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냉각하면서 배터리 업체들이 가격을 깎아서라도 재고를 털어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완제품 가격은 리튬, 니켈 등 광물 가격에 연동해 움직이는데 지난 1년 동안 광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배터리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배터리 수출단가는 ㎏당 10.3달러였으나 지난 3월 7.0달러로 31.7% 하락했다. 배터리 단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그동안 쌓아둔 물량을 싼값에 팔아서라도 자산 재조정에 나선 것이다. 배터리 3사 매출이 1분기 일제히 감소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재고 정리는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악성 재고’를 완성차 업체에 떠넘기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는 “배터리 3사의 재고가 줄어든 것은 6개월에서 1년 이상 된 악성 재고를 중소 완성차 업체에 넘기면서 나타난 측면도 있다”며 “배터리 업체들의 경영 예측이 잘못됐다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