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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극하던 소년이 품은 꿈 ‘서민 히어로’ 연기로 활짝

[박기자 수첩-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마동석의 성장 스토리

배우 마동석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범죄도시4’ 흥행 감사 쇼케이스에서 관객들에게 하트 포즈를 취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누적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범죄도시4’는 시리즈 2편(1269만명)과 3편(1068만명)을 잇는 세 번째 천만 영화다. 연합뉴스

배우 마동석이 제작과 주연을 맡은 범죄 액션 시리즈 영화 ‘범죄도시4’가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 영화 최초로 ‘범죄도시’ 시리즈 4편 중 3편이 1000만 고지에 오르는 ‘트리플 천만’이라는 흥행 기록도 달성했다.

박기자 수첩에서는 고교 시절 교회에서 성극을 통해 연기자를 꿈꾼 뒤 오랜 역경을 거쳐 30대 중반 배우의 길로 들어서 이제는 명실상부 한국 영화 최고의 흥행 배우로 떠오른 크리스천 마동석에 대해 알아봤다.

고교 시절 성극으로 키운 배우의 꿈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난 마동석의 본명은 이동석이다. 마동석이라는 예명은 어릴 적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그는 “초등학교 때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마동석이었는데 마동석은 ‘악마 동석’의 줄임말이다. 어릴 때 장난기가 많아 장난스럽게 친구들을 때리곤 했는데 그때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이라고 설명했다.

마동석은 중학생 시절 가난한 복서가 온갖 고난과 시련을 이기고 마침내 세계 챔피언이 되는 영화 ‘록키’를 보고 막연하게 영화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연기가 아닌 복싱을 배웠다. 아마추어 시합에도 나가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배우의 꿈을 갖게 된 것은 고교 시절 우연히 교회에서 성극을 하게 되면서부터였다. 성극에서 그는 불량배 역할의 주연을 맡았다. 세상 속에서 죄를 짓고 나쁜 일을 일삼다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회개하는 캐릭터였다.

마동석은 “처음 하는 연극이고 연기였지만 그 어떤 경험보다 강렬하게 다가왔다”며 “성극을 통해 ‘어쩌면 이 길이 나에게 맞는 일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배우를 꿈꾸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가난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고등학생 때 갑자기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친척 도움을 받아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삶은 녹록지 않았다. 친척 집에 얹혀 살면서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벌어야 했다. 학교에서는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당하기 일쑤였다. 그의 신장은 178㎝이지만 덩치가 큰 외국인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집을 키웠다.

17세 고등학생 시절의 마동석 모습. 마동석 인스타그램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콜럼버스 주립대학 체육학과를 졸업 후 전문 보디빌더이자 유명 격투기 선수 마크 콜먼, 캐빈 랜들맨의 트레이너로 명성도 떨쳤다.

한국형 서민 히어로가 되기까지

꽤 순탄한 삶이었다. 한때 미국에서 경찰 시험에 도전도 했지만 가난으로 잊고 있던 꿈이 다시 떠올랐다. 고교 시절 교회에서 성극을 하면서 경험한 강렬한 기억이 스쳤다. 마동석은 그 길로 운동을 그만두고 무작정 할리우드로 떠났다.

그곳에서 설거지와 막노동, 분유 배달까지 갖은 고생을 해가며 오디션에 도전했지만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지인의 소개로 한국 영화 오디션에 도전하기 위해 서울로 돌아왔다. 그때 마동석 나이는 30대 중반이었다.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 했다.

마동석은 작은 단역도 가리지 않으며 연기를 배워나갔다. 그는 “교회에서 성극을 하면서 연기를 시작했다지만 연기자로서 기초가 없었고 한국에서 배우를 하기에는 체격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2004년 영화 ‘바람의 전설’에서 떡볶이 동생역을 시작으로 이듬해 영화 ‘천군’에서 조연을 맡아 영화계에 데뷔했다. 2009년에는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 촬영 중 세트가 무너지며 6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척추 및 흉골 골절, 어깨가 탈골됐다.

바쁜 스케줄 탓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부상 후유증과 공황장애를 앓기도 했다. 다행히도 마동석은 어릴 때부터 운동으로 다진 근성과 가족들의 기도로 다시 털고 일어섰다.

마동석은 지금까지 50여 편의 드라마와 영화를 찍었다. ‘부산행’ ‘신과 함께 죄와 벌’ ‘신과 함께 인과 연’ ‘범죄도시’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모두 6편의 1000만 영화에 출연한 기록을 세운 배우가 됐다.

대중들은 스크린 속에서 발산하는 압도적인 그의 존재감에 열광한다. 스크린 속에서 맨주먹으로 악랄한 범죄자들을 통쾌하게 때려잡는, 친근하고도 서민적인 인간미를 가진 그에게서 어쩌면 한국형 히어로를 열망한 것은 아닐까.

늘 기도해 주는 가족과 아내에게 감사

마동석은 지난해 12월에 열린 제9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에서 영화 ‘범죄도시2’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뒤 “과분한 상이지만 감사히 받겠다”며 “항상 저를 위해 기도해 주는 가족들과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신앙심을 드러냈다.

아내인 모델 예정화와는 2021년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적 부부가 됐다. 두 사람은 이달 중 뒤늦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마동석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범죄도시4’ 1000만 흥행 감사 쇼케이스 행사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굉장히 가난했다. 가난하고 다치는 모습들을 보면서 아내가 옆에서 많이 챙겨줬다. 가난할 때부터 지금까지 지켜주고 도와주는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교회 성극을 시작으로 가난하고 고단한 삶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역경을 뛰어넘어 이 시대 최고의 배우가 된 마동석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는 오늘날 실망과 좌절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큰 도전을 준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의 아이디어와 직접 쓴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현재 시리즈 8편까지 기획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마동석은 “관객분들의 사랑으로 믿을 수 없는 스코어를 달성했다”며 “불의에 맞서는 마석도의 통쾌한 한 방이 열심히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알기에 앞으로도 계속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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