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사는 어머니가 오전 5시에 일어난 후 걸음 수 변화가 없자, 아들의 휴대전화에 “평소와 다르게 어머니의 활동이 없습니다”는 알림이 떴다. 아들은 바로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로봇청소기를 작동시켰다. 카메라가 달린 로봇청소기가 움직이면서 방 안에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찍은 영상을 휴대전화로 보내왔다.
삼성전자가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사업장 디지털시티 CX·MDE(고객 중심 멀티 디바이스 경험) 센터에서 시연(사진)한 인공지능(AI) 솔루션 ‘패밀리 케어’의 한 사례다. 패밀리 케어는 시니어 생활 습관에 최적화한 서비스로, 다음 달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앱에 탑재될 예정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고, 가족들의 지원이 필요한 노년층을 위해 개발된 솔루션이다.
패밀리 케어는 부모님의 TV, 냉장고, 인덕션, 정수기 등 가전 사용 정보를 다른 가족의 스마트싱스에 공유한다. 부모님이 스마트워치를 착용하면 걸음 수 등 활동량도 알 수 있다. 자녀가 멀리 떨어져 살아도 부모님 집안의 가전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예컨대 부모님이 정해진 시간에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가전에 달린 스피커에서 “엄마, 약 먹을 시간이에요”라는 음성이 나온다. 부모님이 깜빡하고 인덕션을 켠 채로 외출하면 자녀의 앱에 알람이 가 전원을 끌 수 있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면 “어머님이 조금 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는 알림이 온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로봇청소기가 쓰러진 사람을 인식하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AI 기능 강화에 따른 개인정보 보안에 대해선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태영 삼성전자 CX·MDE센터 상무는 “삼성전자 보안 솔루션인 녹스를 모바일 뿐 아니라 가전에도 적용했다”며 “보안 등급은 개인용 기기에서만 받을 수 있는 글로벌 보안 인증 UL솔루션즈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가전에서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센터 내 CXI(고객 경험 인사이트) 랩에서 고객에게 최적화된 AI 삶을 제공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2년 10월 개관한 약 1700평 규모의 CXI 랩은 이날 외부에 처음 공개됐다. 이곳에선 삼성전자 디바이스 경험을 고객의 생활 환경과 유사한 공간에서 테스트할 수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올해 AI 가전, AI 폰 등의 제품에서 ‘AI=삼성’이라는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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