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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젠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하는 황당한 트럼프 진영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한국이 겪게 될 외교안보 지형의 변화는 매우 클 것이다.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주한미군 철수 여부다. 주한미군은 1954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핵심이다.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인 1970년대 말 주한미군이 일부 감축된 적은 있지만 전면 철수가 시도된 적은 없었다. 2016년 집권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도 거론되기는 했지만 방위비 분담금 인상 카드 성격이 짙었다. 그런데 최근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 제기하는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종전과 차원이 다르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의 지지율이 호각지세여서 11월 대선 승자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미 국방부 부차관보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미·중 간 대만 전쟁을 상정하고 한국의 독자 핵무장 가능성까지 연계하고 있다. 그가 최근 워싱턴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인터뷰를 종합하면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저지하는 데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주한미군을 둘 여유가 없으며, 한국은 북한의 공격을 받더라도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 미사일이 미 본토를 위협하지 않으면 된다는 그의 주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식과 같다면 예삿일이 아니다. 북한의 핵도발을 겨냥한 바이든 행정부의 확장억제 전략을 부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확장억제는 동맹국이 핵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핵무기로 반격한다는 것인데, 콜비는 그런 위험 부담을 미국이 떠안지 않을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한미 동맹은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등장 이후 이런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미 정가에서 정파에 상관없이 주한미군 철수가 자꾸 거론된다면 한국 정부도 그 파장을 예상하고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의 국가 안보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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