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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극한기후 현실화… 정부 대응체계 전환해야


때 이른 더위가 자주 나타났던 지난달이 가장 더웠던 4월로 기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14.9도로 기상기록 기준점인 1973년 이후 4월 평균기온으로는 가장 높았다. 최근 50년 중 가장 뜨거웠던 4월을 보낸 셈이다. 기온이나 강수량 등이 평년값을 크게 벗어나거나 일정 기준값보다 높거나 낮은 ‘극한기후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상고온은 지난해에도 빈번히 나타났다. 꽃이 50년 전보다 2주나 먼저 피고, 많은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가 지난달 공개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기온은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던 13.7도로 기록됐다.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자는 2818명으로 재작년(1564명)의 1.8배였다. 지난해 장마철 남부지방 평균 강수량은 712.3㎜로 역대 1위였고, 전국 평균 강수량은 660.2㎜로 1973년 이래 3번째로 많았다.

극한기후에 따른 피해는 세계적 현상이다. 최근 동남아 지역은 폭염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베트남에서는 전국 100여곳의 기상관측소가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새로 썼고, 필리핀에서는 학교 수만 곳이 한때 대면 수업을 중단했다.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 2위의 커피 원두 생산지인 베트남의 가뭄으로 로부스타 원두의 기준가가 50%나 급등했다. 지난해 세계 와인 생산량은 62년 만에 가장 적었고 카카오, 올리브 등의 생산량도 급감하면서 먹거리 물가가 치솟았다.

극한기후는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당장 올해 지난해보다 더한 폭염을 경험할 수도 있고, 강수량 기록을 새로 쓸지도 모른다. 매년 정부가 하는 태풍·호우 대비 실태 점검이 의례적으로 끝나선 안 된다. 폭염 등 다른 극한기후현상에 대한 대비도 더 꼼꼼해야 한다. 재난 대비 외에도 기후현상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까지 고려한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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