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사설] 아쉽지만 허심탄회했던 첫 회담… 협치 모멘텀 살려가야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영수회담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 정부 출범 후 첫 회담을 했다. 마주앉는 데 2년이 걸렸다는 사실은 앞으로 3년이 어때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두 사람의 소통이 단절된 시간에 가장 고통 받은 것은 국민이었다. 대화의 부재는 대결의 국회를 낳았고 민생은 정쟁의 뒷전에 밀렸다. 총선 민의는 지금까지와 다른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 이 회담이 국정과 여야 관계의 분수령이 돼야 한다. 과연 그렇게 대치의 2년을 접고 협치의 3년을 시작할 수 있을지, 주시하는 국민의 시선 앞에서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2시간여를 함께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태원 특별법, 채 상병 특검, 25만원 민생지원금 등 준비해온 많은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비롯해 윤 대통령이 불편할 수 있는 사안도 여럿 담겨 있었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가 제기한 문제에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식이었는데, 의견 차이가 드러났다.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지원하는 정부의 방식이 진행 중이니 민생지원금은 그 상황을 봐가며 논의하자 했고, 이태원 특별법은 취지에 동의하나 조사위원회가 영장청구권을 갖는 등 법률적 문제가 있으니 이를 먼저 해소하자고 했다.

사안마다 때론 뚜렷하고 때론 미묘한 간극을 보이면서 합의문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차이가 결코 좁힐 수 없는 건 아님을 확인한 자리이기도 했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이 있다”(대통령실) “소통 필요성에 서로 공감했다”(민주당)고 평가한 대목이 이를 말해준다. 주목할 부분은 의료 개혁과 연금 개혁의 당위성에 두 사람 인식이 일치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대 증원이 불가피하다”며 같은 목소리를 냈고, 연금 개혁도 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가장 절박한 민생 현안과 가장 중요한 미래 과제를 놓고 정부와 야당이 협력해 풀어갈 기반이 만들어졌다.

화끈한 합의는 없었지만 타협의 가능성을 보았고, 허심탄회한 대화로 정치 복원의 첫 단추는 꿰어졌다. 종종 만나 소통을 계속 이어가자고 한 두 사람의 약속은 국민 앞에서 한 것이다. “협치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민주당의 설명이 의례적인 말로 끝나지 않도록 이 모멘텀을 어떻게든 살려가야 한다.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서로 공감한 만큼 형식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 수시로 만나고 대화하며 지난 2년간 구호에 그쳤던 민생 정치를 실천하기 바란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