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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엔저, 미·중 관세전쟁 등 외부 악재에 신속히 대응하라

엔화 시세가 지난 27일 일본 도쿄의 한 전광판에 미 달러화와 유로화 대비 가격으로 표시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어제 엔·달러 환율이 장중 34년 만에 160엔대를 돌파했다. 오후 들어 엔화가치가 다소 상승했지만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엔저 흐름이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 엔저는 일본과 경합하는 제품의 경쟁력 저하, 대일 여행수지 적자 급증 등 한국 거시경제 지표에도 영향을 준다. 게다가 최근 돌출된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 미국 경제의 불안정성 등 경제 변동성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들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분기 모처럼 호조를 보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외부 악재들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분석과 대처가 요구된다.

원화도 달러에 비해 약세지만 기록적인 엔저는 일본 당국의 방관자적 자세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지난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다”고 말해 엔저를 사실상 용인했다. 엔저와 원저의 동시 발생은 우리로선 부담이다. 과거만큼은 아니더라도 한국과 일본은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엔저는 한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반면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은 수십년간 저물가 상태였던 일본에 비해 우리에게 더 큰 타격이다.

이 와중에 미·중 패권 경쟁이 통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걱정이다. 최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통과시킨 관세법은 상호주의에 입각한 보복관세 내용을 담았다. 미국이 중국의 저가 수출에 대해 관세를 부과키로 하자 맞대응한 것이다. 중국 상품의 대미 수출이 막히면 우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저가 중국산과 경쟁해야 하고 중국산에 들어가는 부품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미·중 갈등의 불똥이 우리에게 튈 수 있다. 성장률은 예상을 밑돌고 물가는 크게 뛴 미국 경제의 1분기 모습도 당국의 운신 폭을 좁히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은 예상을 넘는 1분기 성장률(1.3%)에 고무된 한국 정부에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겹겹이 쌓인 외부 악재 대처를 등한시하면 경제의 좋은 흐름은 순식간에 바뀐다. 수출 기업을 지원하면서 내수 면에서는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 대응이 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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