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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주택공급위축, 어떻게 해야 하나

이현석(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


국토연구원은 지난 22일 주택공급이 저조하다고 발표했다. 윤석열정부가 수립한 270만호 공급계획과 비교해 2023년 인허가 실적이 수도권은 69%, 비수도권은 99%라 한다. 서울은 32%로 극히 낮다. 이를 받아 언론은 다양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 반등을 거론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경기침체, 고금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로 주택시장은 아슬아슬하다. 주택공급 감소는 당연한 현상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비슷한 감소가 있었다. 회복에 시간이 걸려 2015년 이후에야 정점을 찍었다. 10년 전 박근혜정부의 강력한 주택경기 부양책으로 오르기만 하던 주택가격이 꺾인 지 이제 겨우 한두 해다. 문재인정부는 수요를 낮춰 주택시장을 제어하려고 부동산 중과세와 재건축 억제 대책 등을 시행했다. 급등기의 규제가 침체기인 지금도 남아 수요·공급 불균형을 심화시킨다.

수요는 계속 변하고 공급을 쉽게 늘리기는 곤란하다. 수요에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주며 심리도 작용한다. 수요 규제는 시장흐름에 따라 바꿔나가야 하고 공급은 장기 정책으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공급에는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민간이 참여하는 동인은 수익성이다. 강화된 분양 가격과 대상에 대한 제한은 수익을 끌어내리고 금리와 공사비 급등은 비용을 상승시켰다. 부동산 개발 초기 토지 매입을 위한 브리지론과 공사비 충당을 위한 본 PF는 거의 중단 상태다.

PF 위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위기는 미분양에서 비롯된다. 미분양이 심화되면 사업과 연결된 저축은행, 증권회사, 신탁회사, 건설회사 등이 줄줄이 타격을 받는다. 우리의 부동산 개발은 분양 의존도가 너무 높아 한꺼번에 미분양이 발생하면 감당하기 힘든 구조다. 반복해 발생하는 위기는 구조적 문제다. 부동산 개발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 분양사업 위주로 임대와 운용관리의 위험과 책임은 수분양자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는 후진적 체계를 탈피해야 한다. 리츠는 금융시장과 접목한 전문가가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해 수익을 개인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이를 부동산 개발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임대주택 확대도 필요하다. 임대주택 시장이 탄탄하면 주택공급에 일희일비할 이유가 없다. ‘뉴스테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공공이 보증하고 민간이 재원을 투입해 7만여호가 공급됐지만 민간에 지나친 혜택을 준다는 비난에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공급 위축기에 임대주택은 시장 불안을 막는 바람막이 역할을 한다. 민간이 임대주택 공급에 참여할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2015년 이후 수도권으로의 경제 집중이 다시 강화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제성장률 기여도가 2001~2014년 52%에서 2015~2022년 70%로 급상승했다. IT와 반도체 등 신산업이 서울과 수도권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청년인구 이동도 2015년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작 주택이 필요한 서울에서 도심 주택공급의 핵심 수단인 재건축사업은 거의 20년이 걸리고 규제는 여전하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과도한 부담과 공사비용의 상승으로 브레이크가 강하게 걸리고 있다. 재건축사업을 살려내야 한다.

인구와 가구가 증가하던 시기인 2009년의 주택공급 위축은 산업경쟁력이 되살아나면서 극복이 가능했다. 현재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총인구도 이미 줄기 시작했다. 고령화·저출산 등 난제는 쌓여 간다. 다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다른 양상이다. 수도권과 지방이 양극화돼 주택문제를 직시해도 해결은 쉽지 않다. 지방은 주택공급보다 신산업 성장 기반 마련으로 주택수요를 창출하고 흡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반면 서울과 수도권은 주택공급의 양과 시점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게 지난 10년간 시장변화가 주는 교훈이다.

이현석(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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